올해는 3월 1일이 일요일이라 3월 2일이 대체 공휴일이 되었고
그래서 3월 3일에 입학식과 개학식을 했다.
항상 새로운 시작을 할때는 설레임과 어색함 낯섬이 공존한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는 다소 빡빡한 학교 일정이다.
1교시에 입학식을 하고 2교시~3교시에 학교 안내 및 일정 소개를 한 뒤
4교시부터 바로 수업이기 때문이다.
반을 열고 들어가면 서로 다른 중학교에서 온 아이들끼리 아직 친해지지 못해서 서로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는다.
어색한 학급 ~~ ^^
서로 친해지는데는 한달정도의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
나도 학교에 적응하느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다소 불안했다.
낯선 교무실 낯선 사람들 익숙한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갑자기 같은 공간에 있는것이 좌불안석이었다.
게다가 교무실은 각종 업무의 문의, 학급 반 편성 안내, 아이들의 시간표 안내 및 자퇴하는 학생 처리, 나이스 권한 부여, 새롭게 시행되는 디지털 원패스로 인해 구글 드라이브 백업과 모든 학생의 새로운 가입을 학생들에게 시켜야해서 매우 분주했다.
또 업부부서간의 일정 논의 및 계속되는 회의로 마치 교무실에 수많은 소리가 섞여 너무 정신이 없었다.
집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던 그런 시간이 너무 그리웠다.
또 바뀐 나이스 시스템이 어색했고 자료 집계가 없어지고 다른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메뉴 탭이 달라지게 되어 하나 하나 클릭해보고 적응하느라 나는 여유가 좀 없었다.
그런데 나의 자존심 때문인지~ 교직 경력이 있으니 물어보기가 어려운 마음인지~
바뀐 것들을 옆에 선생님께 물어봐서 처리하는게 아니라 나 혼자 스스로 찾아서 해결하려고 하니
하나를 하더라도 여러번 읽어보고 처리하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곰곰히 나의 내면을 돌아보았다.
[너는 왜 모르는걸 물어보지 않니? ㅋㅋㅋ]
[그러게. 왜 물어보는게 어렵지? 타인이 보는 내 모습에 신경을 쓰는것 같아. 내가 잘하는 교사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나봐? 괜찮은 교사였으면 좋겠는 거겠지?]
혼자 처리하다가 결국은 이렇게 합리화했다.
[모르는걸 물어보는것을 나의 자존심과 연관짓지 말자.]
[휴직하다가 왔으니 모르는게 당연해~]
[타인에게 잘보이기 위해 나를 고생시키지 말자, 타인에게 보이는 시선을 너무 신경쓰지 말자]
그래서 결국 새로운 시스템 매뉴얼을 부장님께 받을 수 있었다.
매뉴얼을 보니 이렇게 쉬운것을 매뉴얼 없이 하려니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ㅋ
나는 타인보다는 내 마음을 좀 더 들여다 보고 내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랫만에 본 아이들은 또 너무 예뻤다. ㅎㅎㅎㅎㅎㅎ
애들이 너무 긴장해서 나 혼자 50분 수업하는게 나중에 목이 메여서 물을 계속 먹어야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 앞에 있는 순간이~
나에게는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다.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한다는 생각들 때문일까?
또 갑자기 예고도 없이 2년 전에 고 1 담임했던 제자아이가 서프라이즈라며 갑자기 교무실로 찾아와서 너무 반가웠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감동받는건 이런 포인트 인것 같다.
내가 가르침과 마음을 주었을 때 그게 받아들여져서 내가 기억이 되는 교사가 된다면
그사실 만으로도 너무 뿌듯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 기특한 일이다.
대학가서 알바도 하는 대학생 제자를 북돋아주고 다음에는 약속잡고 만나기로 했다.
2년 전 담임을 했던 아이가 대학생이 되어 찾아온 것인데
담임을 하던 중에 병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빠르게 수술을 해야 하기에 병가 두달을 내고 수술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
2학기를 통채로 휴직하는 방법이 있었고
병가 60일을 낸 뒤 복직해서 아이들 생기부를 내가 마무리하는 방법이 있었다.
2학기를 통채로 휴직하면 아이들의 담임이 2학기에는 바뀌어야 했다.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의 생기부를 마감하지 않고 학기를 휴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달만 부담임 선생님께 부탁을 드리고 수술을 한 뒤 복직을 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생활기록부를 마감하고 2년간 휴직을 하게 되었다.
뒤돌아보면 그때 수술 후 호르몬제를 복용하며 치료를 하는 기간이었어서 그 시기가 매우 힘들었다.
몸이 천근 만근인데 부족한 호르몬을 채우기 위해 소론도정을 먹어야 그날 하루를 살수 있었다.
나에게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힘이 없고 움직일 에너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눈을 뜨자마자 8시에 약을 먹어야 10시 정도에 에너지가 차오르는 하루들이었다.
내 맡은 책임감으로 끝까지 아이들을 진급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나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담임을 하며 내 몫을 떠넘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아이들을 진급시키고 2년간 휴직을 하게 되었고~
한동안은 내 몸을 돌보느라 학교에 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오랫만에 학교를 가보니~
아이들이 귀여운 걸 보니 천상 교사인가 싶다~~
아직 학교는 적응이 덜 되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나도 조금씩 잘 지낼수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