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7세쯤 되었을 때 아이의 발달이 궁금해서 유명한 소아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다.
남자 선생님이 있는 소아정신과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쯤 손을 빠르게 흔드는 상동 행동과 사소한 일에도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아 크게 우는 일이 많이 있었고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약물이 있다면 시작해보려고 상담하러 갔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 발달 단계를 테스트해보고 부모 양육 테스트도 해보자고 권유하셨고 처음으로 나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도 알아보게 되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검사 결과를 듣는 날이 다가왔다.
의사 선생님이 내 검진 결과서를 보시더니
의사 선생님 : ‘당신은 second worst parents입니다.’
나 : ‘제가 두 번째로 나쁜 부모라고요? 그럼 첫 번째로 나쁜 부모는 어떤 부모인가요?’
의사 선생님 : ‘First worst parents는 때리는 부모입니다.’
나름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인생을 사는 나에게 매우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나: ‘ 제가 왜 나쁜 부모일까요? 저는 아이를 위해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데요~’
의사 선생님 : ‘어머님은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발달 장애아동에게는 매우 나쁜 부모의 양육 태도예요. 장애 아동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합니다. 어머님의 목적에 맞게 아이를 끌어올리려고 하지 마세요. 어머님의 목표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작은 성장과 발달을 칭찬해주어야 아이가 행복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어머님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교사의 직업이 있으니 학교에서 마음껏 발휘하시고 집에서는 아이를 대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아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머리에 망치를 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아이를 위해 언어치료, 인지 치료, 감각 통합 치료, 특수 체육, 수영, ABA 치료, 음악 치료, 미술 치료를 해주며 나의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는데 이게 나의 성향과 목표 때문이었을까?
이 목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내가 헌신하고 있었던 걸까?
내가 해준 것들이 내 아이를 위한 것이 맞았을까?
나의 욕심을 위한 것이었을까?
카시트에 아이를 태우고 집에 오는 길에 계속 눈물이 났다.
운전하면서 김윤아의 ‘Going Home’ 노래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내가 아이에게 헌신한 시간이 나의 목표 때문은 아니었을지 나 자신을 돌아보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 일은 나에게 매우 큰 충격을 주었지만 나는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수용했다.
정말로 내 아이를 대하는 모드를 남의 아이 대하듯, 손님 대하듯 바꾸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못하던 것들을 하게 되면 칭찬해주고 말을 해주었다.
‘예전에는 카시트에서 한 시간 앉아있는 거 힘들어했는데 오늘은 한 시간 반도 잘 앉아있네~’
‘지난번에 놀이 공원 왔을 때 비행기 무섭다고 못 탔었는데 오늘은 용기를 내서 비행기를 탔네. 비행기 잘 탄 점이 발전한 점이야.’
‘지난번에 왔을 때 CGV 오락실 불빛이 무서워서 오락실에 들어가지도 지나가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오락실도 잘 들어가는 점이 발전된 점이네~’
아이가 어제는 못 했지만, 오늘 해내는 작은 변화를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습관처럼 되었는데~
얼마 전 차 안에서 아이가 말하는 걸 보고 우리 가족 셋이 다 웃음보가 터졌다.
아이가 ‘거제도 가는 7시간도 차에서 잘 있네~ 발전한 점이네~’라고 스스로 말했기 때문이다.
내가 늘 말해주는 발전된 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스스로 칭찬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 정말 그렇네~ 이제 스스로 발전된 점도 잘 이야기하네~’라며 더 칭찬해주었다.
내가 아이에게 늘 말해주는 언어가 아이에게는 상황 언어가 되어 기억하게 되고 나중에 다른 상황이 왔을 때 인지하고 적용하는 것을 보고 평소 내가 해주는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p.s. 차에서 고잉홈 노래를 들으며 집에 오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내가 차의 스피커폰으로 노래를 재생했기 때문에 나는 아이가 이 노래를 모르는지 알았는데 중학생이 돼서 이 노래를 집에서 듣는 날이 있었는데 아이가 문득. ‘이 노래 차 안에서 많이 들었었지~’ 하는데 내가 눈물 흘리며 집에 돌아오는 힘들었던 순간을 아이가 기억해주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Going home~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나는 너의 일을 떠올리며 수 많은 생각에 슬퍼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아 초조해져 무거운 너의 어깨와 기나긴 하루하루가 안타까워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 본다
이 세상은 너와 나에게도 잔인하고 두려운 곳이니까 언제라도 여기로 돌아와 집이 있잖아 내가 있잖아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우리를 기다려 주기를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기를
가장 간절하게 바라던 일이 이뤄지기를 난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