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

가정 교육의 소중함

by 파랑

가정 교육은 아이의 삶에 정말 중요하다.

집에서 하는 행동을 밖에서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에 학교에 보냈을 때 특수교사 선생님께서 전화가 왔다.

아이의 점심 지도를 위해 학교에서 밥을 먹는데 아이가 스스로 밥을 먹다가 떨어진 음식을 얼른 주워서 선생님 식판 위에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선생님께 매우 혼났고 많이 울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야 했다며 나에게 전화하셨다.

순간 아이의 잘못보다는 내 잘못이 떠올랐다.

집에서 밥을 먹을 때 아이가 흘린 음식을 아이는 먹지 못하게 하면서 내가 주워 먹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떨어진 건 자기는 먹으면 안 되고 다른 어른은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이는 잘못한 게 없는데 선생님께 매우 혼나고 왔다.

이건 내가 잘못한 거잖아~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아이가 혼난 것 같아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날 이후 모든 행동의 초점을 밖에서 할 때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가르치게 되었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아이도 먹지 않고 엄마도 먹지 않고 버리는 것을 가르쳤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밥을 먹고 다 먹은 그릇을 싱크대에 가져다 두는 것을 가르쳤다.

샤워하고 나와서는 자신이 벗은 옷과 속옷을 세탁기에 가져다 두는 것을 가르쳤다.

밥을 먹고 흘린 음식은 휴지로 한번 닦고 물티슈로 한번 닦고 두 번 닦는 것을 알려주었다.

빨래를 다 하고 난 뒤에는 수건을 접는 것은 아이 몫이 되었다.

중학생인 지금도 수건을 14개씩 잘 접곤 한다.

처음에는 하나 접을 때마다 1,000원씩 주기도 하고 돈을 모으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하고 강화를 줘가며 아이가 긍정적인 행동을 하도록 지도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서 언젠가 독립하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해서이다.

아이가 부족하고 잘하지 못하니까 내가 하는 게 더 빠르고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반복해서 시켜서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건.jpg 아이가 만든 기차수건~


수건을 접는 것을 가르칠 때는 처음에는 반도 못 접고 세 번 접는 것도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정말 빠른 속도로 접고 접은 수건들을 지하철처럼 일렬로 줄 세워둔다.

그래서 수건 접기 싫어할 때 ‘기차 만들어볼까?’라며 유도한 적도 많다.

지금은 착착 접어서 14량이라며 좋아한다.

아이가 접은 수건은 완벽하게 접혀있진 않다.

반을 접고 반을 한번 더 접어서 3칸에 나누어 접는 것을 가르쳤는데 자세히 보면 둘둘 말려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나는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돌돌 말려있더라도 스스로 접은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꼭 수건이 각 잡혀 있어야만 하는가?~

돌돌 말린 수건이어도 내 아이가 한 것이라면 기특한 일이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일상이 되고 나니 나의 스트레스 지수가 정말 낮아진 게 사실이다.

아이가 지나온 뒷정리를 내가 계속 안 해도 되고 아이가 자신의 많은 것들을 스스로 정리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를 도와 빨래를 접는 모습을 보는 것도 정말 기특하다.

빨래가 건조기에서 끝나면 아이는 수건을 나는 속옷을 양말은 아빠가 정리하며 다같이 집안일을 정리한다.

아이가 기차 만들기에 열중하며 수건을 길게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난다.


아이와 함께하는 나의 삶에 이런 아이의 도움을 받으며 집안 살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이가 많이 성장했음을 느끼게 한다.

나도 너도 같이 성장해가는거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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