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간아~차 좀 사자!!

차 없이 살기 or 차 굴리며 살기 (1)

by 아이스블루


10년 넘게 차 없이 살다 보니 여러 가지 신경 쓸 일도 없고 거추장스럽지 않아서 편했다.

각종모임이나 외출할 때 주차걱정, 술자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그중에서도 쓸데없는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 없이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끔 불편할 때도 있지만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우리 입장에서는 이게 맞다.


그러나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일까? 나이가 들어가며 사고방식도 바뀌었나?

스스로 기특하다며 토닥이고 잘 버텨왔지만 이제 정말 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단순히 편하고 불편하고의 차이라든지, 남에게 보이는 사회적 체면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말 필요할 때는 렌터카를 이용하면 되겠지만 <우리 집의 기동력>이라는 것이

반드시 위급한 상황에서만 발휘돼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우리 둘이 움직일 때와 아이들과 함께 움직일 때도 달라진다.

사람에 따라서 생각하기 나름이 아니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생각을 깊이 할수록

지금 우리에게 작은 것이라도 차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출처 unsplash




굳이 차가 필요해?



만약에 생길 수 있는 긴급한 상황에 휴대폰을 열어 렌터카를 찾아서 예약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우울해지는 일이니까.

다른 가족의 차를 함께 타고 움직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번거로운 일이다.

그래서 1년 전부터 남편에게 차를 사야겠다고 말을 해오고 있었고, 내가 차를 사자고 하면

남편이 격하게 환영할 줄 알았는데 참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예전에 중고로 처분해 버린 차를 처음 살 때는 노트북에 찜해둔 모델을 5년 동안 바라보며

틈만 나면 차사자고 조르고, 구입 후에는 애칭까지 붙여 부를 만큼 차에 진심이던 사람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뚜벅이로 살다 보니 차를 좋아했던 기억마저 사라진 모양이다.

아니면 웬만한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렌터카를 쓰거나

다른 가족의 차에 끼여 타는 게 익숙해지다 보니 자가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나…

어쨌든 김 빠지는 남편의 반응에 조금 서글퍼지기도 했고

더 늦기 전에 운전 좀 실컷 하게 해 줘야겠다고 차에 관한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어딘가를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 말고도 차를 구입하고 생기는 이점을 얘기하자면

줄줄이 댈 수도 있는데, 지금 사지 말아야 할 이유 한 가지가 입을 다물게 만든다.


"우리한테 지금 차 살만한 능력이 없잖아~"


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꼭 비싸고 큰 차를 사지 않더라도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고 어찌어찌해서 산다고 해도 자동차 하나 굴리려면

자동차 보험료, 유류비, 그 외 각종 유지비 들어갈 일들이 머릿속에서 자동 시뮬레이션 됐다.

맞아! 그랬었지~

게다가 내가 지금 쉬는 중이라 경제활동이 불안정한 상황이므로 당분간 긴축정책에 들어간 지금,

철저히 예산에 따른 소비가 필요한 시점인데 차를 산다는 것은 참 생각 없는 행동처럼 보인다.


거창하게 지구환경이나 에너지문제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집 경제만 생각했을 때,

지금은 내 눈에 소비재로만 보이는 자동차 사는 일에 돈 쓰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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