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단풍 들것네

뒤늦게 공부하기

by 아이스블루


왜 공부가 이제야 좋아질까?


이럴 때 “뒷북친다”라는 말을 쓰면 되려나.

그때는 그렇게도 지루하고 재미없던 시와 가곡이 지금은 왜 듣기가 좋은 건지…

조금 야속하기도 하다.

이렇게 재미있게 책도 읽고 공부했더라면 내 인생이 지금보다 좀 나아졌을까?


라디오를 듣다가 가곡이나 클래식이 나오면 참 유치하게도 아이들에게 아는 척을 한다.

“이거 너희 음악시간에 배웠지? 엄마 중학교 때 배운 거야~ 좋지?”

“…….. 응~”

사춘기 소녀처럼 들떠있는 나와는 다르게 건성으로 대답 한번 해주고 만다.

요즘 아이들에게도 예전의 아날로그 감성이 있기를 바라는 건 나만의 욕심일까?

학교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후에 영어 문법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고 인터넷 강의도 들었었는데

이것도 역시 뒷북이다.

왜 그땐 모르고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될까?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더니 늦게라도 공부를 한다는 것은 칭찬받을 만하고

격려해 줄 일이지만, 뒤늦게 하면 힘들고 속도도 더디다.

뭐든지 다 때가 있다.




오메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네.”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여름으로 향하는 때인지라

전혀 안 어울리는 감성이지만,

요즘 갑자기 생각나서 자꾸 되뇌게 되는 김영랑 님의 옛시다.


원래 좋아하던 시도 아니어서 정말 뜬금없지만...


좋다…


밑에 복잡한 부연 설명도 없고 매정한 빈 괄호도 없다는 것이~

시험도 안 보고 순수하게 시 로만 느낄 수 있어서 그런가?


나이가 들어서 옛것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긴 왠지 서글퍼지니

난 그냥 뒷북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