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도하기
아직 많은 것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자랑스러운 메일이다.
이런 매서운 메일이 없었다면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서 그토록 끈질기게 시도해보지도 않았을 것이고, 인터넷 공간에서 ‘작가’ 로써 글을 써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여러 번 떨어지기를 반복했으므로 그만큼
낙방메일도 많이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기가 발동하여 내 글을 수십 번도 더 다듬고 고치며 이야기의 종류도 바꾸어보면서 많은 연구를 했다.
1년간의 시도가 계속되었고 이제 그만 포기해야 할까? 생각이 들 때쯤,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침내 합격메일을 받게 되었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난 자존심도 없이 <브런치>에 질척거렸다.
만약 또 떨어졌다면?
아마 다시 도전했겠지.
사시, 행시, 고시, 공무원 시험 등 그 어떤 시험에 합격했다 해도 이 보다 더 기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유명한 문단에 등단한 것도 아니고, (브런치가 이제는 좀 유명해졌길 바란다.) 어쩌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도 있는 인터넷 플랫폼에서의 '작가 되기'가 나에게는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서 원하는 대로 방향을 틀었다.
응원해 주는 사람도, 희망적인 얘기를 해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꿋꿋이 직진했고 넘어지지 않았다.
현재 내 커리어의 무게라던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오직 내 글과 그림을 보고 "한번 써보라~"는
피드백을 받았고, 인터넷 공간에 글 올릴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감격했다.
몇 년 전 느낀 감동을 끄집어내어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자랑하기 위함도,
합격 팁을 전하기 위함도 아니다.
이미 나처럼 어렵사리 혹은, 쉽게 브런치작가가 되어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처음의 기대와 달라서 활동을 접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당시 계속되는 낙방에 답답한 마음으로 합격팁을 얻고자 '브런치 작가 성공기'류의 글을 찾다 보면
마냥 좋은 말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브런치작가로 승인을 받아 활동하게 된다면 노력여하에 따라서 비교적 높은 확률로 책출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다양하고 흥미로운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혀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토록 매력적인 기회를 얻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기대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환경에 따른
어려움과 방향을 잃고 활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담들이 나에게는 궁금한 점들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고마운 팁이 되기도 했지만,
‘쉽지 않은 일 같은데 그냥 포기해 버릴까?’ 하는 약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게도 했다.
그 순간, 나에게 던진 물음표.
이거 정말 하고 싶니?
그럼 남의 말 듣지 말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봐~
여기서 포기하면
넌 또 그 자리에 멈추는 거야
항상 그랬듯이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 멈춰버린다면 내 모습은 항상 똑같을 뿐이다.
이번에는 그러기가 싫었다.
예전의 소심하고 용기 없던 나처럼 경험자들의 실감 나는 후기들에 미리 겁먹고, 내 앞에 펼쳐진
빈 스케치북에 뭐 하나 그려보지도 않고 치워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혹시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 부정적인 얘기들만 듣고 포기하려 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라면,
몇 시간이고 며칠 동안이고 꼼짝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되든 안되든 한번 끝까지 도전해 보면 어떨까?
어차피 이게 어떤 것인지는 내가 해봐야만 알 수 있고,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질러본 나’ 밖에는 모른다.
무엇보다 해보는 것이 안 해보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속 시원한 일이다.
적어도 후회는 안 할 테니까 말이다.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나 자신을 작은 상자 안에 가두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