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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스블루 Oct 28. 2022

새로운 독서생활

책 완결

딸아이는 이제 혼자서 책 빌리러 도서관 가는데 이력이 난듯싶다.

사실 우리 집은 주말마다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것과 더불어 아이들의 책 발표 시간을 갖고 있다.

처음 아이들의 발표력과 독서습관을 잡고자 시작했을 땐 가족들에게 조차도 부끄러워 쭈뼛하고 기어들어가는 개미 소리로 참 많이 답답해했는데 지금은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펼치게 되어 우리 부부를 흡족게 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지금,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큰아이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고 머리가 굵어지니  우리와 같은 생각이 아닌 경우에 억지로 강요를 할 수도 없는 노릇..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당연한 일일 테지만 독서 스타일은  자신의 원하는 대로 맡기는 쪽으로 마음을 비우게 되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내가 얻은 것 중에 하나는  아이들을 무조건 내 스타일로 컨트롤하던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하며 아이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집착을 내려놓게 되었다는 점인데, 뒤늦은 반성과 성찰로 놓아버림을 실천하고 있는 나에게 “그건 포기 아닌가요?”라며 코웃음 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허허허- 이건 나중에 한 번쯤 다루게 될 내용 같으니 이번엔 이쯤에서 접기로 하고  다시 책 얘기로~


아이들이 어릴 때는, 집에 책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집이나 위인전, 영어 원서까지 손 품 팔아 열심히 사 모으기도 했다.

물론 항상 주변에 책이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만, 책에 둘러싸여 있다고 반드시 읽게 되는 것은 아닌 건지 흥미가 없는 책은 아예 읽어보지도 않았고 한번 본 책은  좋아하는 내용이 아니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지 않았다.

따라서 내가 얻은 결론!! 자고로 책이란 아이들의 독서 지도를 위한 것 일지라도 집 근처 도서관에서 대출해 봐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애들 책도 내 책도 빌려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정말 읽고 싶은데 도서관에 없다거나 곁에 두고 수시로 꺼내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사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책값을 아끼지 않는 편이라서 필요한 책은 망설임 없이 사곤 하는데, 요 근래 달라진 것이라면 이제 대부분의 책을 종이책이 아닌 e북으로 구매한다는 점이다.

책을 사서 읽고 책장에 꽂아서 소장, 몇 년 후 안 읽는 책은 중고로 팔기~ 이제껏 반복되어온 루트였다.



출처 unsplash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고, 더 이상 종이책만이 책은 아니라는 사실.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에 다운로드해 보는 e북이나 전자책은
물건을 적게 소유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한 나에게
최상의 독서방법이 아닐 수 없다.


종이 책장을 넘겨야 책 읽는 맛이 나기는 하지만  이미 신 문물의 편리함을 맛보았으므로 번거롭게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언제 어디서나 간편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이 방법을 앞으로는 더욱 애용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최근 몇 년 간 나의 새로운 독서방법이라면 "책을 듣고 있다"라는 것이다.

차분히 앉아서 책 읽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오디오북과 유튜브에서 북 튜버를 통해서 즐기는 책 듣기이다.

이것이야말로 출퇴근 시 가볍게 들을 수 있어서 책 한 줄 머릿속에 넣는 것도 힘겨운 이들에게 마음에 양식을  쌓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단, 북 튜버를 통한 방법은 아무래도 많은 독자들이 선호하는 책 위주로 올려지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책이 없을 수도 있다. 또 대부분의 북 튜버 들은 중요한 내용만 요약해서 읽어주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온전히 즐기기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개중에는 책 한 권을 다 읽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말이다.

만약 유료 오디오북 사용료가 부담스럽다면 e북의 듣기 기능을 사용해 볼 만하지만  AI 특유의 건조한 말투와 의문문 부분에서의 감당 안 되는 억양 때문에 듣다가 웃겨서 책 내용에 집중 못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 옛날 인기 TV 프로그램이었던 롤러코스터를 아시는지..ㅋㅋ)


아이들도 가끔은 갖고픈 책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책 발표 때문에 계속 사 읽는다는 것이 부담되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도 해볼 겸 해서  한동안은 책 대신 유튜브 영상으로 대체한 적도 있었다.

우리가 주제를 주면 아이들이 연관된 영상을 찾아보고 소감을 발표하는 방식이었는데,

예를 들면 <시간관리를 잘하는 법>과 같은 자기 계발 분야나 각자 장래희망에 관련한 영상 등을 요점정리가 잘 돼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분명한 것으로 선별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다소 장난스러운 영상을 찾을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나름대로 신중하게 선택한 영상을 우리 부부도 함께 보면서 몰랐던걸 배우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하는 등.. 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흡수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 색다르고 좋았다.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요즘 내가 즐기는 독서방법은 다양한 채널로 확대되고 있다.

종이책과 e북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니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상황에 맞게 바꾸어가며  즐기는 것은 어떨까?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외면하고 싶지 않다.

편리함과 간소함을  즐기는 대신 종이책만의 낭만과 아날로그적 감성을 조금 포기하게 되었지만,

영원히 내 가슴 한 귀퉁이에 남아있을 종이책에 대한 아쉬움은 내가 소유하기로 한 몇 권의 책들로 달래 보기로 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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