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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RDY Jun 25. 2024

#17 내 우주는 작은가 봐!

아이야, 넌 우주의 일부란다


내 우주는 작은가 봐


며칠 전, 지구 위의 모든 생명은 우주에서 기원한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다.


우주의 탄생과 태양의 생성, 지구와 달의 관계 등 흥미롭다. 물과 태양의 빛이 있어 생명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지구 주위를 돌던 2개의 별 중 하나가 지구와 충돌하며 지구의 축이 23도 기울었고, 남은 하나가 계절이라는 선물을 준 달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는 우주, 태양으로부터 기원한다는 내용을 동물의 생애와 연결해서 설명을 기가 막히게 한다. 장엄하고 황홀하며 신비롭다.


옆에 앉는 아이에게

"너는 우주의 일부야."

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본다.

"너도 하나의 우주라고. 모든 사람은 다 우주라고 하잖아."

"처음 듣는데. 내 주변에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없잖아."

"엄마가 얘기해 주잖아."



그다음 날인가 아이가 엄마의 한 마디에 입이 삐죽거린다. 무슨 말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분명 자기 맘에 안 드는 말이었겠지. 그냥 모른 척 두었다 30분 정도 지났으려나.

아이에게


"우리 우주님이 삐졌나 봐."

했다.


그러자 아이가 하는 말이


"내 우주는 작은가 봐."


하며 웃는다.


"그럴 수 있지. 넌 네 안에 우주가 있다는 말도 처음인걸. 지금은 아주 작은 우주라도 점점 커져서 어느 날 폭발하듯 커질 거야."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가 정말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들어볼래?"라고 말한다. 


그 말은 이것이다.


"소심하게 행동하지 말라. 당신은 황홀하게 움직이는 우주다." -루미


언젠가 아이도 이 말을 이해할 날이 오려니 한다.


난 아이가 자신의 우주가 어떻게 커지고 자신과 조화를 이루며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 그 우주는 광활한 우주로 연결되어 있고 끊임없이 연결되고 생성과 소멸을 경험하는 거대한 존재가 우리다.


내가 우주의 일부라 생각할 때면 내 근원을 향해 가는 비밀 통로를 은밀히 걸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좀 더 깊이 걸어가고 싶고 좀 더 알고 싶어 진다.


20대 초에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란 책의 어디쯤에다 적었던 메모가 아직 선명히 기억이 난다.


'내가 죽는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죽고 난 뒤에 세상은 나한테는 의미가 없잖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내 생각인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우린 모두 자신만의 세계, 우주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적어본다.


'죽는다는 것은 이번 생의 여행에서 경험이 끝나는 것일 뿐, 우리의 영혼은 다른 여행을 다시 준비할 것이다. 우리는 영원한 우주의 일부다.'


나는 내 우주가 황홀하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 우주는 홀로 빛나지 않으며 태양 주위를 도는 별들의 집합처럼 조화롭게 공존한다는 것도 말이다. 그렇게 우린 빛나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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