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생명을 품은 엄마들을 위한 시편지
쉿,
미안해
자장자장
깰까봐
겹겹이 쌓아올려
토닥토닥 안아줄게
난 홀쭉이 패이고
넌 도독이 오르고
쓰라린 자리 곁엔
포근히 잠든 너와
푸근히 안긴 내가
나란히 숨을 내셔
참,
고마워
아장아장
느껴봐
눈물 고인 자리에서
영롱한 빛이 퍼지는걸
좁은 틈에서 피어난
아가의 고운 숨과
영원히 깨지지 않는
진주를 곱게 빚은
엄마의
향기를
진주 샘,
같은 교무실에서 흘러온 소소하고 따뜻한 인연 덕분에 차가 없던 제게 여러 번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셨죠.
그 길 위에서 나눈 사소한 이야기들이 조금씩 마음을 가까이 이어주었습니다.
곱고 따뜻한 마음씨에 임신 중 맞이한 특별한 생일을 축하드리며,
진주샘의 이름을 떠올려 진주를 만드는 조개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진주조개가 작고 따가운 모래알을 품고 겹겹이 감싸 진주를 빚듯,
엄마가 되어가는 길 또한 고통과 인내가 아름다움으로 피어나는 과정이라는 것을요.
눈 내리는 겨울 아침, 첫 아이를 품고 산후조리원에 머물렀던 그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그곳은 병원과 함께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이었고 산모들을 위한 다양한 특강도 하고 있는 병원이었지요.
그때 몸과 마음 모두 낯설던 저를,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조용히 불러 말씀하셨어요.
“첫 출산인데도 큰 고통 없이 순조롭게 아이를 나으셨어요.
그 경험, 다른 임산부들과 나누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말에 용기를 내어 인생에 단 한 번,
임신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맡게 되었습니다.
거창한 비결은 없었어요.
그저 주변의 좋은 말을 귀담아듣고 내 몸에 맞는 작은 실천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이
결국 저를 변화시켰다는 사실 외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좋아하던 커피와 밀가루 음식을 잠시 내려놓고,
하루 한 시간씩 걷는 단순한 습관을 꾸준히 지킨 것뿐입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몸이 서서히 익숙해지고 마음도 함께 단단해졌습니다.
꽃샘추위도, 흐린 마음도 걸음마다 줄어들었습니다.
눈 오는 새벽, 끊임없는 진통에 지치던 순간을 지나 너무나 편안히 큰애가 제 품에 안길 때
그 모든 기다림과 인내가 선명한 사랑으로 빛났습니다.
비로소 알았습니다.
뱃속 아가는 늘 저를 살피고, 제가 저를 아껴 돌보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도왔다는 것을요.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기를 돌보는 일뿐 아니라
자신을 다정히 품는 힘이 자라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주 샘,
그리고 이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엄마의 향기는
상처를 품어 겹겹이 쌓아올린
인내와 사랑의 빛입니다.
그 향기가 부드럽고 단단하게
엄마와 아기의 마음을 따듯하게 감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