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꽃차’ 한 잔

- 다정한 벗에게 전하는 생일 시편지

by 별숲지기

다정한

벗이 있어요


은은한 새벽 이슬처럼

스며드는 위로가 되어주고

물빛으로 마른 손을 감싸주죠


시간은 주름으로 흐르고

인연은 풀빛으로 이어져

지친 마음 꿋꿋이 일으키죠


오늘은 시꽃차로

향기로운 순간을 우려내며

첫 숨이 닿은 날을 축복해요


시와 꽃과 차로

인연이 그윽하게 머물도록

‘음미의 순간’을 건네고 싶어요


고마워요, 오늘도

다정함을 나눌 수 있어서요





10년쯤 차이 나는 후배 교사가 제겐 참 다정합니다.

제 아픔과 생일을 해마다 챙겨주니까요.

오늘은 그 고마움을 전할 날이라 오래 생각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은 많지만, 마음을 온전히 담아 전할 수 있는 선물은 드물지요.
그래서 ‘조용히 음미할 수 있는 것’을 골랐습니다.
음미의 시간을 통해 제게도, 그에게도 작은 쉼이 오길 바랐거든요.


세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 짧은 시가 모인 시집 한 권. 천천히 읽는 숨결이 삶을 새롭게 하길 바랐습니다.
둘째 — 한 송이의 꽃. 바라보는 동안 꽃빛이 마음에 스며들기를.
셋째 — 몸에 좋은 국산차. 따뜻한 잔으로 온기를 나누기를.

세 가지가 모이자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어우러졌습니다.
‘시꽃차’. 그 이름을 떠올리자 제 마음도 환해졌습니다.

이제는 제 생일에도, 제가 저 자신에게 이 작은 선물을 건네려 합니다.
시꽃차가 흐르는 곳에는 은은한 차향과 꽃향기가 배고, 글 쓰는 시간이 더 다정해질 테니까요.

누군가와 이런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