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잎으로 부서지는 숲은
황톳빛 여백으로 숨을 쉰다
생의 끝에 매달려 가냘프게
드디어 가라앉는 순간
총총히 푸르던 잎새들에게 걸리지 않고
그리워하던 존재들에게 가까이 닿아가
가장 편안히 저물어가는 숲의 소리
무엇으로 부푼건지 알 수 없어 머뭇거리던
성대한 초록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넓은 사잇길로 새와 바람이 시원하게 통과하는 순간
울리는 소리에 젖어 가장 편안히 걸어간다
힘없이 부서지는 머리카락은
흰색의 여백으로 숨을 쉰다
느릿한 몸이 마음과 엇박자로 서성거리다
드디어 내려놓은 순간
빼곡히 들어찬 욕망들에게 걸리지 않고
그리워하던 존재들이 품속으로 다가와
허심탄회 떨구고 가는 마음의 소리
무엇으로 부서지는지 알 수 없어 서글프지만
견고한 가식의 베일에서 벗어나
하얀 여백으로 엉킨 삶들이 들어오는 순간
가장 편안히 어우러지는 숨소리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더니
낙엽들이 모여
차고 쓸쓸한 것들을 덮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