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by 별숲지기

풍경 소리 1


걸음을 멈추게 한

그 소리

방황하는 곁에 닿아

부드럽게 감싸는 소리


바람의

결을 따라

작게 스치면

가볍게 번지고

거세게 몰아치면

강하게 퍼져나가니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마음을 위하여


약약 강강의 소리가

내내 꽂히도록


처마 밑에

풍경을

걸어두었다




풍경 소리 2


풍경은

이 바람 저 바람

온몸으로 바람을 알은체하며

청아하게 울리는데


그 소리에 서서히 스며들다

애잔히 들려오는 긴 메아리


나는 육체의 손에 이끌려 매달려있고,

너는 감정의 덫에 걸리어 엉키어있고


나는 다가오는 바람을 맞기 위해 속을 비우고,

너는 밀려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속을 태우고


나는 텅 비어진 굴레에서 소리가 퍼지고,

너는 꽉 들어찬 욕망에서 소리를 울리고


우리의 소리는 어디로 향하는 걸까


풍경 소리에 젖어

조용히 숨을 고르자

우수수 욕망이 떨리어


나도

풍경처럼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아낌없이 울고 있었다


살아간다는 건

애절한 얽힘 속에서도

외로이 자유를 그리며

자신의 소리를 지어가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