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의 가장자리를
오렌지빛 열정이
뜨겁게 다 태우고 나면
세상은 짙은 어둠이 된다
날카롭게 파고들어 아프게 뚫린 가슴이
밤의 더께에 덮여 쉬고 있을 때
오늘도 인생을 다 살았다며
후련히 바람의 향기에 몸을 날린다
다시, 아침이슬이 맺히면
오렌지빛에 듬뿍 젖어
수줍은 걸음마로 문고리 열어젖히며
하루살이 인생이 시작된다
그 빛에 감기어 이끌리듯 걷다보면
점점이 그림자는 작아지고
손 잡아 주던 길은 아득히 멀어지니
애타는 빛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물빛과 불빛이 모여 하루가 되고
눈물이 남긴 사랑 앞에서
흠뻑 젖은 육신이 단정해지고
이제야 마음이 열려 시원하게 들어온다
이 밤, 하루살이를 만난다면
나 역시 한평생을 살았다고 말하겠다
아장아장 부드러운 아기의 걸음에서
어정어정 하얗게 무르익은 나이까지
오늘, 주어진 삶이 아프게 길었다.
그런데 호젓이 눈감아보니
그건 참 순간이었다.
하루살이처럼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의 마지막 춤사위는
나의 눈을 뜨겁게 태우고
내 인생의 열정을 부르며
빛 너머로 그윽이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