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먼지로 흩어져
빛 속으로 스며든다면
하루를 고요히 덮어주는
붉은 노을이고 싶어라
잠시 펼쳐지는 사이에서도
굳은 발 부드럽게 깨워
그윽이 머무르는 사랑이 되니까
흐린 눈 맑게 일렁이다
밤길 따라 이내 접히겠지만
꼬박꼬박 다가오는 사랑이 되니까
그런데 말과 손이 닿는
지금은, 왜
다정하게 다가와
따뜻하게 머물다 가는
눈과 발이 되지 못하는 걸까
찰나의 노을,
그 순간이 아름다운 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멈추지 않고 피어나는
붉은 기대에서 오는 게 아닐까
사랑은
내일의 결심이 아니라
지금의 몸짓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