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위기(2)
한동안 일족, 특히 차현의 행동은 잠잠한 듯 했다.
그 사이 마을에서는 부서진 가옥을 수리하고,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로 매우 바빴다.
마을을 수리하고,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는 중에도 스승들의 마음 속에는 태랑이에 대한 걱정 뿐이었다. 하지만 태랑이는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우진! 오늘 태랑이는 좀 어떤가?”
“아직 별 차도가 없네. 그냥 잠만 자고 있을 뿐이야.”
“어서 일어나야할 텐데. 정말 걱정이 크네.”
“그러게 말일세.”
수연이는 매일 태랑이 방에 들려 주먹밥을 놓고 갔다. 이 주먹밥의 향기를 맡고서라도 어서 일어나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일족과 스승들이 마을을 새롭게 정비하느라 바쁜 사이, 차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현은 밤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마을로 보냈다.
스승들은 몇 번이나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잡아 꾸짓은 후 돌려보냈지만, 차현은 포기를 몰랐다.
적을 때는 열 명, 많을 때는 서른 명도 넘는 사람들이 밤을 틈타 일족 마을로 숨어 들어왔다.
하지만 차현의 복면들은 매번 스승들의 힘에 막혀 실패할 뿐이었다.
자신의 심복들이 실패하고 돌아올 때마다 차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차현의 꿈은 어둠의 아이의 편에 서서 성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차현의 어두운 속내는 아무도 몰랐다. 그토록 엄청난 생각까지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차현의 목표는 결국 반역이었다.
차현은 몇 번이고 생각했다. 성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둠의 아이가 가진 힘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또 떠올렸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둠의 아이가 좋아할 공을 세워야 한다.
차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공이라는 것이 빛의 아이를 잡는 것 말고는 없었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빛의 아이를 반드시 잡아야만 했다.
심복들이 매일 밤 실패하고 돌아오자 차현은 다른 모략을 꾸몄다. 그것은 바로 태랑이가 살고 있는 일족 사람들을 잡아오는 것이었다.
차현은 태랑이와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성으로 들어오면 몰래 잡아 어두운 동굴에 가두었다.
성에 물건을 팔로 온 사람들은 번번히 차현에게 잡혀 동굴 속에 갇혔다. 차현은 그 사람들을 고문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입을 꼭 다물었지만, 고문은 도저히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몇 몇 사람이 태랑이의 상태를 털어 놓고 말았다.
차현은 태랑이가 며칠 째 의식이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마을을 공격해 빛의 아이를 어둠의 아이님에게 바쳐야 했다. 공을 세워야만 했다.
차현은 다시 사병들을 모았다. 그리고 무기를 점검했다. 무뎌진 칼은 다시 날을 세우고, 부러진 창은 단단하게 수리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빛의 아이를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어두운 밤 차현은 병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빛의 아이가 의식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오늘 밤 우린 빛의 아이가 있는 마을을 공격한다. 그리고 의식이 없는 빛의 아이는 산 채로 확보한다. 다들 알겠는가?”
“네!”
병사들의 대답 소리가 밤 하늘에 울려퍼졌다. 그때였다.
“악!”
병사 한 명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른 병사들이 쓰러진 병사 주위로 몰렸다.
쓰러진 병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마 완전히 기절해 버린 것 같았다. 그때 또 다른 병사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악!”
그 병사 역시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다. 그 병사들 옆에는 단단한 솜으로 묶인 화살이 놓여 있었다.
병사들은 어둠 속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림자 한 조각 보이지 않았다.
“무엇하느냐? 화살이 어디서 날아오는 지 빨리 찾아라.”
차현은 다급한 목소리로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차현의 목소리 넘어 병사들의 쓰러지는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퍼졌다.
스무 명의 병사가 쓰러졌을 때 쯤이었다. 거대한 물이 일렬로 서 있던 병사들을 쓸고 가 벽으로 밀어버렸다.
벽으로 밀려간 병사들을 서로 뒤엉켜 아우성이었다. 무기와 옷은 모두 물에 흠뻑 젖었다.
모두 그쪽을 바라보는 사이 한 바탕의 물줄기가 다른 병사들을 쓸고 지나갔다. 그 병사들 역시 벽으로 밀려나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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