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체스 이야기 1

체스 성장기

by bonfire

체스 초보자가 실수로 배운 첫 승리의 비밀 [60일 도전기]

체스 초보자가 첫 승리를 얻기까지 평균 30번 이상의 패배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체스판 앞에서 좌절감을 느낄 때마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결국 꾸준한 노력이 첫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처음 체스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체스닷컴에서 기초 규칙부터 하나씩 익혀나갔습니다. 체스 학습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기물의 움직임조차 헷갈리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또한 체스 블로그에서 얻은 조언들을 실전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체스 기초를 다지며 매일 조금씩 발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60일 동안 체스를 배우며 겪은 실수와 좌절, 그리고 첫 승리를 얻기까지의 여정을 솔직하게 나누려 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실 실패야말로 가장 훌륭한 스승이었다는 것을 바로 이 도전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60일 전: 체스를 처음 접했을 때

60일 전으로 돌아가면, 넷플릭스의 '퀸스 갬빗’이 한국에서 크게 흥행하던 시기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이 드라마에 영향을 받아 체스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체스는 2020년 이후 새로운 입문자들이 급증했고, 저 역시 그 물결에 휩쓸렸습니다.

체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

체스를 배우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인 체스는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체스는 언어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 전 세계 유저들과 24시간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두뇌를 활용한 전략 게임으로서의 깊이에 매료되었습니다. 또한 체스는 사고력을 높여주고, 일상 생활에서도 논리적 사고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관심이 생겼습니다.

처음 마주한 체스판의 낯설음

체스판을 처음 펼쳤을 때의 당혹감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8x8 크기의 64칸으로 구성된 체스판은 생각보다 복잡해 보였습니다. 가로줄을 ‘랭크(rank)’, 세로줄을 '파일(file)'이라 부른다는 것도 낯설었습니다.

체스판을 놓을 때는 각 플레이어의 우측 아래 코너에 흰색(혹은 밝은 색) 정사각형이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규칙도 처음에는 헷갈렸습니다. 또한 킹과 퀸의 초기 배치에서 백킹을 어두운 색 칸에, 흑킹을 밝은 색 칸에 놓는다는 것도 기억하기 어려웠습니다.

기물의 움직임조차 헷갈렸던 시절

체스에는 총 6가지 종류의 기물이 있으며,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킹은 가장 중요하지만 한 번에 한 칸씩만 이동할 수 있고, 퀸은 가장 강력한 기물로 모든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룩은 앞, 뒤, 양옆으로만 이동 가능하고, 비숍은 대각선으로만 이동합니다. 나이트는 'L’자 모양으로 움직이며 유일하게 다른 기물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폰은 일반 이동과 잡을 때의 이동이 다르다는 점이 가장 헷갈렸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규칙들을 모두 기억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폰이 첫 이동에서 두 칸을 갈 수 있다는 것, 캐슬링이라는 특수 이동, 앙파상 등의 용어는 더욱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체스의 규칙을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하루에 한 게임씩이라도 꾸준히 두며 규칙을 익혀나갔습니다. 물론 초반에는 기물을 잘못 움직이거나 기본적인 전략조차 몰라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실수의 연속이었던 첫 2주

체스를 배우고 첫 2주는 실수와 패배의 연속이었습니다. 기본 규칙을 알게 되었지만, 실전에서는 기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체스닷컴에서 몇 게임을 두면서 느낀 것은 초보자의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프닝에서 자주 하던 실수

오프닝에서 저는 거의 모든 초보자 실수를 다 저질렀습니다. 가장 흔했던 실수는 퀸을 너무 빨리 전개해 상대방의 공격에 노출시키는 것이었습니다 [1]. 또한 같은 기물을 여러 번 움직여 전체적인 전개가 느려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1]. 오프닝의 기본 원칙인 "중앙을 장악하라"는 조언을 무시하고 측면 공격에만 집중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1].

특히 캐슬링을 미루다가 킹이 위험해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1]. 오프닝에서는 비숍보다 나이트를 먼저 전개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2]. 불필요하게 폰을 움직이거나, 필요하지 않은 체크를 했던 것도 시간 낭비였음을 깨달았습니다 [2].

체크메이트를 놓친 순간들

체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처럼 저도 처음에는 체스의 승리 조건이 "킹을 잡는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정확히는 킹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체크메이트’ 상황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3]. 체크는 킹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이고, 체크메이트는 어떤 수를 두어도 킹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입니다 [3].

게임 중 체크메이트 기회를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체스 퍼즐은 쉽게 풀면서도 실제 게임에서는 같은 패턴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4]. 이것은 패턴 인식 능력의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4]. 상대방이 실수를 해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패배가 쌓이며 생긴 좌절감

연패를 경험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간단한 전술적 패턴조차 경기 중에는 발견하지 못하는 제 모습에 실망했습니다 [4]. 체스 기초를 배웠음에도 실전에서는 전혀 적용하지 못하는 괴리감이 컸습니다.

어떤 날은 "오늘은 달라질 거야"라고 다짐하며 게임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항상 비슷했습니다. 패배가 반복되며 멘탈이 흔들렸고, 게임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객관성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5].

체스를 배우는 초반에는 기물을 잃고, 무의미한 위협을 가하고, 불리한 교환을 하는 실수가 많았습니다 [6]. 이런 패배의 경험들이 오히려 나중에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변화의 시작: 작은 습관의 힘

패배가 계속되던 그 시점에서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었습니다. 패배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뿐이라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이때부터 작은 습관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기보 복기와 유튜브 강의 활용

체스에서 기보는 경기의 진행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문서입니다. 처음에는 기보 작성법조차 낯설었지만, 이것이 실력 향상의 핵심이었습니다. 매 게임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복기하며 실수했던 부분을 찾아보았습니다. 단순히 수를 다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수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체스 유튜브 채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체스인사이드》의 기초 시리즈와 《천명신화의 체스이야기김도윤》의 입문 강의를 통해 체스 기초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프로 경기 기보 감상과 해설을 보며 전략적 사고를 배웠습니다. 다니엘 나로디츠키의 스피드런 영상은 라피드 게임에서의 움직임 설명에 매우 유익했습니다.

매일 1게임씩 두기 실천

체스 실력 향상에는 꾸준함이 필수적입니다. 처음에는 많은 게임을 두려고 했지만, 오히려 한 게임을 제대로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15-30분을 할애하여 집중해서 한 게임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블리츠나 불릿 게임보다는 라피드나 클래식 게임을 선택했습니다. 빠른 게임만으로는 진전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체스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을 따랐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 수보다 분석의 질이었습니다. 일주일에 세 게임을 두고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매일 여러 게임을 두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체스 앱으로 훈련한 전술 감각

체스는 전략보다는 '전술’이 더 중요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술은 게임의 균형을 깨는 짧은 수열로,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강한 플레이어는 전술 패턴을 자동으로 인식합니다.

전술 감각을 키우기 위해 체스닷컴의 퍼즐 기능을 활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쉬운 난이도에서 50개의 전술 퍼즐을 뽑아 고정 세트를 만들고, 7일 사이클로 반복 학습했습니다. 초반 1-2일은 시간 제한 없이 풀이하고, 중반 2-3일은 시간 제한을 두어 속도를 훈련했으며, 마지막 2-3일은 반사 신경을 키우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작은 습관들이 모여 체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을 길러주었습니다. 실패에서 배우고, 매일 조금씩 발전하며, 체계적으로 훈련한 결과 서서히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