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에서 의미를 묻다

<먼저 온 미래>를 읽고

by 김막스

알파고에게 패배한

이세돌 9단은 바둑 은퇴를 선언했다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서는

예술로서 좋은 바둑을 두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서


이후로 바둑계는 그야말로 판이 뒤집어졌다

선배들의 기보를 공부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 더 나은 수를 찾는

전통적인 연구 방식보다는

고사양의 컴퓨터를 집에 들여

AI처럼 둘 수 있도록 암기를 잘 하는 것이

승리에 더 가까이가는 효율적인 방법이 됐다

바둑기사 개개인의 고유성과 개성은 사라지고

얼마나 AI를 모방할 수 있는가가

실력을 판가름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지금 내가 둔 이 한 수가

승률을 1% 올리기는 커녕

오히려 패배에 가까워지는

참으로 바보같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수라면

그 긴 장고의 시간은 낭비에 불과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이나 자는 게 나을뻔 했다)


AI이후 바둑을 두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바둑판 앞에서 고민하고 계산하고 이내 결단하는

인간의 활동은 과연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인간의 고유성과 개성을 배제해야만

비로소 완성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일이라면

그 과정에서 소외된 인간을 위로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삶에 붙여줄 의미는 아무것도 없다


비록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세상의 기준에서는 실패로 끝나더라도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시련들

만나게되는 동료들과의 상호작용

이를 통해 한 층 더 나아진

나 자신의 모습에서

스스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때야만

비로소 AI이후 의미 있는 삶이 가능해진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그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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