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 데이투어
[투어 사흘차 사진모음]
[우유니에서 마지막 날]
우유니에선 정말 눈코뜰 새도 없이 바쁘게 투어를 이어나갔던 것 같다. 어제 하루에만 두 개의 투어를 진행했고, 오늘도 데이투어를 한 후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로 이동할 예정이다.
볼리비아에서 즐길 마지막 투어는 데이투어+선셋투어이다. 가격은 180 볼리비아노. 기존의 투어들은 150 볼리비아노였지만, 대신 이 투어는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9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그렇게 비싼 금액도 아니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해도 3만 원 조금 넘는 금액이었으니
오늘도 언제나처럼 아리엘투어 앞으로 도착했더니 나 포함 7명의 인원이 투어를 기다리고 있었다. 7명 모두 20대~30대로 구성된 파티여서 그런지 서로 대화가 잘 통했다. 신혼부부도 있었고, 친구끼리 온 그룹, 혼자 온 사람까지 다양한 구성이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도착한 것은 기차무덤이었다. 이제는 쓰지 않는 폐기차들을 모아놓은 곳이라 기차무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시간이 아깝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느낌 있는 곳이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랬으려나?
짧은 기차무덤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차에 탑승했다. 우리는 차 안에서 신혼부부에게 어떻게 신혼여행을 남미로 오게 됐는지 물었다. 원래도 둘이 여행을 좋아해서 결혼 전부터 남미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걸 집에 이야기했더니,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너무 멀리 가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 말을 듣고 바로 결혼하고 남미로 여행을 왔다고... 물론 농담 반 진담 반이겠지만 과감한 실행력에 감탄만 나왔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투어상품의 필수요소(?)인 쇼핑을 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물론 강제로 구매해야 하는 건 아니었고 그냥 이런 걸 판매하는구나 하고 둘러보기만 해도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귀여운 알파카 인형을 보다 보면 은근히 사고 싶기도 했고
[본격 투어시작]
다시 차량에 탑승한 우리는 본격적으로 우유니 투어를 시작했다. 나야 세 번째 우유니 사막 방문이었지만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연신 감탄을 이어나갔다. 나 역시도 이렇게 맑은 우유니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감탄이 나왔다. 그리고 한쪽에선 세계최대의 소금사막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채취한 소금이 쌓여있었다. 나도 호기심이 생겨 우유니의 물을 찍어먹어 봤더니 역시나 장난 아니게 짰다. 사실상 바닷물 그 자체
이곳에선 각자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뿐, 가이드가 찍어주는 사진은 없었다. 우리는 '왜 여기서 사진을 안 찍어주지?' 하는 불만을 주고받으며 투덜댔다. 하지만 다음 코스로 이동하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 이 정도는 돼야 사진을 찍을 가치가 있어서 그랬구나!'
차를 타며 이동하는 우유니의 풍경은 어떤 풍경화보다도 걸작이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물은 흔들림 없이 고요했고, 이 공간을 채우는 건 바퀴를 휘감는 물의 찰랑거리는 소리뿐이었다. 우리는 그 누구 하나 빠짐없이 아무 말도 못 하고 밖의 풍경만을 감상할 뿐이었다.
잠깐의 이동을 마쳤더니 다른 그룹은 전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도달했다. 각자 정해진 구역이 있는 것처럼 그 많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곳이었다. 다른 사람의 북적임이 없어서인지 온전히 우유니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나? 가이드는 도착과 동시에 우리에게 배고픈지 묻고는,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는 곧바로 식사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우리 역시 그를 도와 접시와 의자를 세팅하고 식사를 기다렸다.
식사는 생각보다 알찬 구성이었다. 밥과 치킨, 그리고 감자튀김과 야채볶음, 콜라까지 탄단지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구성이었고, 또 생각보다 치킨은... 훌륭했다!!
우린 식사를 하며 각자 어떤 일을 하는지, 어쩌다(?) 남미에 오게 됐는지, 지금까지 남미에서 방문했던 곳 중 어디가 가장 좋았는지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예쁜 사진에는 많은 노력이]
식사를 끝마치자 곧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진! 우유니 콘셉트샷촬영이 시작됐다. 공룡 장난감을 가져다 놓고 맞서 싸우는 모습을 연출하고, 프링글스 통에서 튀어나오는 모습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가이드는 아리엘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뒤로 뒤로! 오케이 움직이지 마!"를 외치며 우리의 위치를 조종했다. 이쯤 되면 우유니에 오는 한국인을 위한 맞춤 한국어교과서가 있는 게 아닌지 싶을 정도로 발음이 좋았다.
이때 시간이 오후 3시쯤. 햇빛이 직각으로 쏟아지는 상황이라, 머리가 타들어들 거 같았지만 '예쁜 사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햇빛은 참아내야지!'라는 일념으로 참아내며 촬영에 집중했다.
그래도 계속해서 햇빛을 쬐다가 두피에 화상을 입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사진촬영을 하지 않을 때에는 가이드가 세팅해 놓은 파라솔 밑으로 가 햇빛을 피했다. 가이드의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는 순간이었다.
7명 모두가 단독샷 촬영을 끝내자 가이드는 이번엔 단체샷을 찍어주겠다 했다. 아까 밥 먹을 때 사용했던 의자를 나란히 가져다 놓더니 우리에게 자세를 지시했다.
"첫 번째 손 맞대고 앉아있기, 두 번째 턱 괴고 앉아있기, 세 번째 가운데 사람은 일어나고 양쪽에선 아치모양 만들기, 네 번째 한 손을 옆으로 뻗는 동작을 하는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면서 사람이 점점 더 커지게, 다섯 번째 Dab 자세, 여섯 번째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내리기, 일곱 번째 머리 위로 하트, 여덟 번째는 여섯 번째 동작이 크로스 되게, 아홉 번째는 손잡고 다 같이 만세, 마지막 열 번째는 머리 위로 손흔들기 OK?"
이걸 어떻게 외우냐고... 이 말을 들은 우리는 머릿속이 순간 백지가 되었고, 자세를 하나하나 곱씹으며 합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우린 각자 나눠서 자세를 외웠고 자세를 기억하려고 머리를 쥐어짜 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손 맞대기, 두 번째 턱괴기, 세 번째가 Dab이었나?" 가이드는 젊은애들이 이것도 못 외우면 어떡하니 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자세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가이드의 코칭과 우리의 암기력이 힘을 합쳐 결국에 완성해 낸 그 영상
[소금호텔과 태극기]
단체샷 촬영까지 끝마친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소금호텔로 이동했다. 사실 소금호텔은 그다지 기억에 남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쓰는 이유는 바로 '압도적인 화장실' 때문이었다. 무려 5볼이라는 거금을 내야 하는 화장실이었지만 화장실의 위생상태는 절망적이었고, 바기지에 있는 물로 뒤처리를 해야 하는 아찔한 화장실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온 사람들은 다들 "저런 화장실을 5볼이나 받는다고?" 하며 놀라워했지만 유일하게 한 명만이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자기가 예전에 인도여행을 했었는데 저 정도 화장실이면 상당히 깨끗한 편이었다며 인도를 다녀온 후로 내성이 생겨서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추가로 들은 인도썰을 풀어주었다. '자기 지인 중에 인도에 다녀온 사람이 있는데 인도에 입국 후 공항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고 곧바로 한국행 티켓을 끊어서 귀국했다더라' 하는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도 해주었다. 머나먼 볼리비아에서 인도썰을 들을 줄이야
소금호텔 옆으로는 전 세계의 국기들이 펄럭이고 있었다. 이역만리 먼 곳에서 태극기를 보자 이유를 모르겠는 감동이 몰려왔다. 반가운 마음에 태극기를 펄럭이며 사진도 한 장 남기며 소금호텔에서의 일정은 마무리했다.
[우유니의 석양과 와인 한잔]
소금호텔에서 살짝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우리는 다시 하차했다. 곧 있으면 해가 질 것이라는 가이드는 그 말과 동시에 와인과 와인잔을 세팅했다. '우유니의 석양을 바라보며 마시는 와인이라 얼마나 낭만적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잠시 사색에 빠지자 순식간에 테이블이 세팅됐다.
우유니의 태양빛이 저물어가기 시작하고 우리는 각자 잔을 들고 사진을 남기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글라스였지만 와인의 양은 여기서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었다. 아름다운 이곳에서 와인 한잔을 들고 마무리했다는 그 추억이 중요할 뿐
이렇게 우유니에서 마지막 투어는 마무리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