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 EP02. 달빛에 물든 우유니

우유니 선셋투어

by 임지훈

[투어 이틀차 사진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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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스타라이트 투어



[우유니에선 뭘 먹을까]

KakaoTalk_20241112_151110695_06.jpg 호타루에서 먹은 돈까스 맛은 음...

밤을 새우고 스타라이트 투어를 다녀왔더니 어느덧 시간은 아침 8시였다. 아리엘은 우리에게 사진은 이따 오후에 전달해 줄 테니 오후에 사무실로 방문하라고 했다.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신고 있던 장화를 모두 반납하고 각자의 숙소로 흩어졌다.


아리엘의 사진기술은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운전 역시 괜찮은 편이었다. 별 사고 없이 시내로 돌아왔다. 새벽부터 투어를 나갔다 돌아오는데 멋진 사진에 운전까지 해주는 거 생각하면 우유니의 투어는 아주 가성비가 뛰어났다. 엘칼라파테에서는 빙하한번 걷는데 70만원인데...


숙소로 돌아와 바로 뻗은 후 눈을 뜨니 어느덧 한시였다. 생각해 보니 오자마자 조식을 먹고 다시 잠들어서 상당히 배가 고팠다. 사실 우유니에는 이렇다 할 먹을만한 식당이 딱히 없다. 마트에서 음식을 사 와 직접 해 먹으면 되겠지만 우유니는 이렇다 할 마트도 없는 게 현실이라...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는 그래도 기본적인 인프라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지만, 우유니는 마트는 고사하고 길거리 음식이나 수도관 상태도 의문이 많은 상태라 그냥 근처 식당을 검색해 가기로 했다.


찾아간 곳은 호타루라는 일식당이었다. 좀 더 돈을 쓰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식사가 가능했겠지만 환전한 200달러로 우유니에서 투어와 식사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좀 저렴한 곳 중 가장 괜찮은 식당을 방문했다.

돈까스를 주문했지만 음식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그리고 얼굴을 보인 돈까스는 상당히 아쉬운 모습이었다. 샐러드도 푸석푸석하고, 유일하게 먹을만했던 건 미소된장찌개


20240316_090713.jpg 우유니에서 라파즈로 향하는 버스티켓

식사를 간단히 마친 후 내일 밤 탑승할 라파즈행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 버스터미널을 찾았다. '그냥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되지. 왜 직접 가서 예매를 한담?' 싶을 수도 있지만 남미에서는 직접 버스를 예약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예매를 할 수 있다. 심지어 Descuento Por favor(할인 부탁드려요)라고 하면 깎아준다...!

남미의 문화는 참으로 우리와 다르다.



[이번엔 선셋투어]

KakaoTalk_20241112_151110695_08.jpg 어제 선라이즈투어에서 만난 노부부를 다시 만났다.

우유니에서의 두 번째 투어 '선셋+스타라이트 투어'를 즐기기 위해 다시 아리엘투어를 찾았다. 사무실 앞에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오늘 새벽까지 같이 투어를 즐겼단 노부부 한쌍을 다시 만난 것이다.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한 후 다시금 차에 탑승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가이드는 아리엘이었다. 남들은 세 번 투어를 신청해서 아리엘을 한 번도 못 보았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우린 운 좋게도 2번의 방문에 2번 아리엘이 당첨되었다.


보통 투어는 4~5명 정도의 인원이 모여야 출발한다고 들었는데 단 3명이었는데도 투어를 출발했다. "아리엘 우리 3명밖에 없는데 투어 괜찮아요?" "나중에 스타라이트 할 때 3명이 추가로 합류할 거라 괜찮아요." "아아 오케이!"


아리엘은 하늘을 보더니 불안하다고 했다. 비구름이 우유니 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사진이 잘 안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새삼 불안했지만 그래도 별일 있겠냐 하는 대화를 나누며 우유니로 향했다.


20240316_174556 (1).jpg 무지개가 뜬 우유니

우유니에 도착하니 귀신같이 비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우리는 중간중간 구름이 없는 포토스팟을 찾아 이리저리 사진을 찍었다. 그러더니 아리엘이 한쪽을 가리키며 "봐봐 무지개 떴다"라고 외쳤다. 종전까지 비가 쏟아지던 곳이 귀신같이 비가 그친 채로 무지개가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유니의 맑은 하늘,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담은 사진은 많이 봤지만 무지개를 사진에 담은 사람은 그다지 없을 텐데 운도 좋은 날이다.


어느덧 이곳에 온 지 두 시간 정도 지났을까?

선셋투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얼마 안 있어 푸른 하늘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푸른색은 사라지고 붉은색으로 하늘이 덮이기 시작했다. 석양이 지는 우유니의 모습은 오늘 아침에 본 일출의 모습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일출의 모습은 해가 떴음을 기뻐하는 감탄이었다면 일몰의 모습은 해가 졌음을 아쉬워하는 마음이었다.

물론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마음가짐의 차이뿐.


아리엘은 여기로 오기로 했던 다른 파티원 중 한 명이 고산병을 호소하고 쓰러져서, 그 사람만 마을로 데려다주고 온다고 했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슬슬 불안해진 우리는 '아리엘이 우리 버리고 혼자 돌아간 건 아니겠죠?' 하는 대화를 나누며 아리엘을 기다렸다.

어느덧 한 시간이 지나고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차량 한 대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아리엘의 차량이었다. 아무 이정표도 없는 광활한 공간에서 어떻게 여기를 찾아올 수 있는 건지 볼 때마다 놀랍다.


DSC05615.png 비록 별은 거의 없지만 헤일로 역시 아름답다

아리엘은 한 명의 부상자를 제외하고 두 명의 남녀를 데려왔다. 신혼인 그들은 남미에서 신혼여행을 보내는 중이라고 했다. 우유니의 풍경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이라 정말 낭만적이지 않나


우유니에서 별을 보려면 지구과학을 좀 공부해야 한다. 물론 운 좋게 그믐인 날에 걸리면 선셋투어를 하던 선라이투어를 하던 언제나 별을 볼 수 있지만, 보통은 달이 뜨고 지는 시간을 맞춰야 별을 볼 수 있다. 물론 만약 방문한 시기가 보름달이 뜰 무렵이라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우유니의 오늘은 새벽 3시쯤 달이 지는 일정이었다. 그래서 새벽 3시부터 시작했던 선라이즈투어 때는 은하수가 쏟아지는 하늘을 볼 수 있었지만 선셋투어 때는 별을 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우유니의 달빛 역시 아름다운 건 매한가지였다. 달이 구름을 헤치고 얼굴을 드러내며 나와 차량을 헤일로가 감싸는 순간은 별빛만큼이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DSC05609.png 핸드폰을 이용한 사진 (나 빼고 다른 분들은 모자이크 했다)

밤이 깊어지자 역시 우유니의 기온은 무지막지하게 떨어졌다. 차가운 바람이 우리를 휘감았지만,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예쁜 사진을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아리엘의 말에 집중했다.

"뒤로 뒤로! 움직이지마! 오케이 돈 무브" 아리엘은 한국어로 뒤로! 움직이지마!를 연신 외치며 우리의 사진을 찍어줬다. 확실히 많은 한국인이 방문하기는 하는지 저런 거 하나하나 한국어로 말을 해주는 게 웃음포인트.


어느새 시간이 흘러 선셋투어 역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오늘 두 개의 투어를 경험했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이 순간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유니는 아름다웠다.

오늘 투어 도중 아리엘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다. "아리엘! 맨날 우유니에 방문하면 질릴 때도 있지 않아요?" "NO. 그렇지 않아요. 우유니는 매일 매시간 다른 모습이고, 언제나 새로운 모습이에요. 전혀 지겹지 않아요." 아리엘의 말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우유니는 매 순간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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