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구아스타비노의 타일 아치
5월 19일 자, 뉴욕 타임즈 일요일 판 기사를 보고...
'당신의 새로 산 아파트 거실이 과거에 미켈란젤로가 페인트 칠했던 사실을 알게 된 다면'이라는 문구로 기사는 시작된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했으나, 2020년에 뉴욕 어퍼 웨스트에 스튜디오를 구입한 프랭크 씨는 실제로 비슷한 일을 겪었다.
프랭크 씨는 코압 형태의 집(co-op, 빌딩을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고 이 회사의 주식을 사는 형태로 거주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사회 멤버들과 미팅을 하게 되었다. 그중에 한 명이 프랭크 씨에게 넌지시 이야기했다. 그 이사회 멤버는 지난번에 윗집을 구매해 확장 리노베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아치가 발견하였고, 이를 라파엘 구아스타비노(Rafael Guastavino)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프랭크 당신도, 같은 라인이기 때문에 아마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구매를 한 뒤, 천장을 걷어내 보니 오래된 연철의 뼈대 사이에 아름다운 벽돌의 아치가 나타났다. 드러난 벽돌에 경화제와 실러를 더해 보존을 했고, 색상을 보존하고 가루가 떨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매트 마감을 했다. 연철은 사포를 통해 복원되었다.
라파엘 구아스타비노는 누구인가?
스페인 태생의 건축가로 1842년 태어나 39세 때 뉴욕으로 건너와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안토니 가우디와 동시대 인물로, 타일 아치 시스템을 고안해 1885년 특허를 출원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안에 오이스터바 위의 천장이 있다. 그 외에도 카네기 홀, 시티홀 지하철, 퀸즈보로우 다리 등이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Rafael_Guastavino
그러고 보면, 뉴욕 브루클린 와서 처음 일 년 동안 있었던 집 역시 한쪽 벽이 벽돌로 드러나 있었다. 브루클린 감성이라며 그 맛에 살았었는데, 벽돌로 마감이 된 이유도 프랭크 씨와 유사했다. 집주인아주머니가 리노베이션 중에, 내장재를 떼어내다 보니 벽돌이 나왔는데, 그게 좋아서 있는 그대로 마감했다며 본인의 미적 감각을 한껏 자랑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
나와 아내는 브루클린에 브라운 스톤 타운 하우스 한 채를 사서, 우리가 마당 있는 층을 쓰고, 나머지를 세를 주거나 Airbnb를 돌리면서 패시브 인컴을 받는 게 꿈인데, 언제 달성할 수 있을는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