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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Dec 29. 2022

나와 우리의 죽음을 생각하다.

'죽음의 진정한 의미'  

MBC에서 방영하는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줄 법의학계 일타강사! 유성호 교수의 방송을 보고 나서 문득 나의 죽음... 그리고 가족의 죽음을 상상해 보았다. 서울대 학생들에게 "죽음의 과학적 이해"라는 과목으로 1초 만에 강의 신청이 완료된다고 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봤는데... 역시나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명강의였다. 


누군가는 한 번쯤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며 유서를 쓴다고 하지만 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다만 죽음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받아들인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나의 신앙의 깊이가 아주 깊었던 어느 날, 시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며 가졌던 그 느낌이었던 것 같다. 


내 동생은 소방관으로 온갖 험하고 궂은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오늘 아침 문득, 내 동생의 사무실에 함께 근무하는 또 다른 소방관의 7살 아이가 김밥을 먹다가 심정지가 와서 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그 어린아이가 밤늦게 뇌사판정을 받고 심장만 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하염없이 그냥 눈물만 흘렸다. 


신이 과연 계신 걸까... 그렇다면 이렇게 모질게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왜 하시는 걸까... 

7살 아이를 어떻게 그렇게 허무하게 보낼 수 있을까...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기도한다. 제발 살아만 달라고...)


그러다 보니.. 다시 한번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게 되고,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어른이 된 나와 우리가 허무하게 먼저 간 아이들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한없이 미안해야 함을 생각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매 순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 하고 아장아장하고 달려오는 아가를 안으며, 잠드는 순간 까지도 내 눈을 바라보며 지그시 눈을 감는 우리 아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정말 매 순간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런데 그런 아이를 허무하게 저세상으로 보낸 부모들의 마음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비통할까... 

세월호, 이태원 참사.... 아이들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야 할 부모들의 심정이란 정말 상상할 수 없다. 

이 추운 날 영정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그들의 아픔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예전에도 그랬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 하루를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믿어야만 내 생애 마지막 순간에 후회 없이 그리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유성호 교수님께서 주신 나의 죽음에 대한 과제도 오늘부터 생각해야겠다. 


" 내 인생의 끝을 생각해 보기"

1. 나의 유언장을 쓰자.

2. 나의 장례식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관촌수필을 쓴 이문구 작가는 2003년 위암말기선고를 받고 큰 아들에게 신신당부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내가 혼수상태가 되거든 이틀을 넘기지 마라.

소생하지 않으면 엄마 동생 손 잡고 산소호흡기를 떼라.

절대 연장하지 마라.

화장 후에는 고향 보령 관천에 뿌려라.

문학상 같은 것 만들지 많고 제사대신 가족끼리 식사나 해라

나는 이 세상 여한 없이 살다 간다.”


법의학자인 유성호 교수는 이런 말을 남겼다. 

"수의보다는 양복을 입고 싶어요.

스페인 마늘 수프가 참 맛있더라고요 

거기다가 소주 맥주도 맛있지만, 여유가 된다면 화이트 와인을 준비해서 대접하고 싶어요.

what a wonderul world라고 이 노래 아세요?

그 가사를 보면 '푸른 하늘 초록나무 아이의 웃음소리가 있는 멋진 세상'

이런 멋진 세상을 살다 갔음을 음악으로 들려주고 싶어요"


 다시 돌이켜보니 유성호 교수님의 장례식은 참 멋질 것 같다. 정말 멋진 사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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