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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수 Jan 16. 2023

제주 예멘난민

식재료를 받아 든 예멘 난민들의 표정이 밝다.  

호텔  지하로 내려가 보니 넓은  홀이  나왔다. 그곳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다.


#제주 입도와 출도 제한

"한번 드셔 보세요" 


 인상 좋은 미소를 지으며 예멘의 전통음식인 밀로 만든 호브스빵을 건넨다.   마치 화덕에서  구워낸 피자 같은 모양새다. 고소한 맛이 있다.  여기에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올려 먹는다고 친절하게 설명도 한다.  


그들은 순박해  보였고  누구를  위협할 만한  체구도 아니었다.


2018년 예멘난민은 반군의 징집을 피해 말레이시아 직항으로  500여 명이 제주에 입도했다. 무비자로 대거 들어온 것이다.  


법무부는 범죄 등을 우려하여 이들이 제주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출도를 금지시켰다.


시간이 갈수록 여비는 떨어지고  숙소나 식사비용은 체불되었고  급기야 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들도 생기게 된다.  


범죄를 우려한 제주도 분위기는 싸늘해지고 있었다.


이들을 도와야 하는가?


#국민청원과 인도적 구호

연일 방송에서는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거웠다.  난민수용반대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70만 명이 넘었다.  


이는 취업을 위한 가짜난민 논란과 테러, 여성차별 등 무슬림에 대한 편견이 만든 결과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려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자 부정적 여론은 수그러들었다.


아무튼 당장 돈이 떨어져 갈 곳을 잃은 예멘 난민들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구호가 절실했다.

적십자는 구호단체로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인간의 고통을 경감한다는  인도의 원칙에 의거 구호품과  먹거리를 제공했다. 시민과 기업의 후원이 뒤따랐다.


호텔은 물론 성당이나 일반가정에서도 그들에게 임시거처를 마련해 주고 그들을 돌보아 주었다.


그다음으로 시급한 것이 의료문제였다. 일반병원에서 진료비는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저 멀리 적십자 상주병원에서 의료진과 진료버스를 지원받아 일주일간 예멘난민들을  진료했다.


날마다 제주도 출입국 외국인청사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계속되는 난민 입국

세계적으로 난민은 1억 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들은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피란민 천만명이 대거 국경을 넘어 탈출했다. 이 중에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이미 한국에서 살고 있는 친인척, 지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하지만 정부는 아프간 특별기여자에게는 군용기까지 보냈으나 우리 동포인 우크라이나 고려인에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항공비가 없거나 부족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귀환하지 못하고 있다.  예멘난민처럼 지원은 없었다. 단지 구호단체, 기업, 국민들의 기부와 후원만이 있을 뿐이다.


#난민보호소 운영

이 정도면 국가가 너무 비인도적이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과거에 난민을 수용한 역사가 있다.


 베트남 패망 후  베트남 난민들은 보트피플이 되어  표류하다  부산에 들어왔다. 


부산시와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는 1975년부터  1993년까지 18년간  옛 부산여고와 부산시 해운대구 재송동에서 월남난민보호소를 운영했으며 총 3,000여 명을 수용하고 보호했다.


# 우리도 감당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일제강점기에  일제탄압을 피해 만주, 러시아로 망명했다. 전후에도 많은 국가의 도움을 받아 선진국에 이를 수 있었다.


그런데 난민들을 외면하면 되겠는가?


더구나 늘 남북이 대치하고 있어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우리는 언제라도 대량난민이 될 수 있는 처지다.


2015년 유럽 대량난민 사태 때, 난민을 적극 수용하겠다며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 우리는 감당할 수 있다."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단일민족이니, 국민정서 때문에.. 하는 어설픈 코스프레로 외면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아시아 최초의 난민법 제정국가로서 국격에 맞게 " 우리도 감당할 수 있다."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우리 국민들도 세계시민으로서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싶다.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입장이 아닌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정우성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저서에서

 " 난민 지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도주의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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