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꽃피어(1)
전남일보 김동수의 나눔톡톡 제1화
최근 공직 후보자의 친일 사관 언행으로 세상이 시끌시끌하더니 결국 반쪽짜리 광복절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래도 이 답답한 현실과 푹푹 찌는 무더위에 한줄기 소나기처럼 의미 있는 8.15 광복절 기념행사가 있었다. 어렵게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위한 주거 환경개선 프로젝트로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한국해비타트가 주관하고 가수 션이 함께하는‘2024 815런’은 8.15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독립유공자의 공헌과 헌신에 감사함을 공유하며 3.1km(삼일절), 4.5km(1945년), 8.15km를 뛰는 기부 마라톤 캠페인이다. 이번 815런은 지난해 8,150명의 두 배인 1만 6,300명이 참여하여 13억여원을 모금했다. 가수 션은 “매년 81.5km를 뛰는 이유는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독립투사분들에게 전하는 감사 편지입니다. ”라며 새집에 들어가시는 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하시는 할머니에게 100호까지 짓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 1,700여명이 우리 지역 광주고려인 마을로 입국하고자 했지만, 항공료가 없었다. 이들은 일제의 탄압으로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조국을 떠나야 했던 농업이민, 항일 독립운동, 강제 동원 등으로 이주했던 난민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했고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추방당하자 한국으로 입국한 우리 선조들의 후손이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는 법적 근거가 없어 아무런 지원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자 광주고려인마을의 이천영 목사는 “우리 민족인데 인도적 차원에서도 국가가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다행히 대한적십자사가 우크라이나 돕기 국민 성금 일부를 항공료 일부와 생계비로 지원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는 우리사회가 독립유공자와 고려인에 대한 감사함과 미안함, 그리고 국가의 책무를 국민적 나눔으로 승화시킨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와 같은 나눔을 더욱 확장시켜 통합된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모금단체들이 815런과 같은 의미 있는 이웃 돕기 캠페인을 많이 만들어쓰면 좋겠다. 그래서 3,100원, 6,250원, 8,150원 의미있는 나눔에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조동화 시인의 시를 낭독하며 ‘나부터’ 동참하자! 그래서 나눔으로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