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RCY(대한적십자 청소년단체) 합동 입단선서식에 다녀왔다. 어느덧 72주년,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단원들이 RCY 활동을 통해 민주적 소양을 지닌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했다. UN 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 전 총장도 RCY 출신이다.
RCY를 비롯한 청소년단체는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을 보완하며, 우리 사회의 인성교육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 현장에서는 청소년단체가 마치 공룡처럼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 수련활동은 자취를 감췄고, 봉사시간 조작 문제와 전교조 영향 등으로 인해 학교는 청소년단체활동에 손을 떼 버렸다. 교외활동은 제한되었고, 학생들은 교내에서 ‘수업 중심’의 틀속에 갇혀있는 셈이 되었다. 이는 학원과 다를 바 없는 교육 환경이다.
이 과정에서 ‘지·덕·체’를 아우르는 전인교육은 실종됐다. 청소년기본법이 지향하는 ‘민주적이고 건전한 청소년’의 육성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 결과 교권은 무너지고, 스승의 날조차 눈치를 보며 지내야 하는 세상이 됐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도 더 이상 놀랍지 않은 뉴스가 되었다.
또한 학생부에 교외 봉사시간을 인정하지 않아 고등학생들의 헌혈 참여가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당장의 혈액수급 불안정뿐만 아니라 장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입단선서식에서 나는 한 줄기 희망을 보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청소년단체 활동을 꿋꿋이 이어가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있었다. 이들이야말로 청소년단체 부활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존재다.
청소년단체 활동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다. 다양한 단체활동을 통해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협력하며 연대하는 정신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오늘도 우리 RCY 단원들은 ‘에코프렌즈 환경보호활동’과 ‘생명 나눔 헌혈캠페인’을 실천했다. 이들 중 몇몇은 헌혈도 하고 기념품으로 기부권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 기부권은 장학금으로 조성되어 어려운 학생에게 전달된다. 이와 같은 활동들은 이타성과 공동체의식을 내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 전쟁, 대형 재난 등 불확실성과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서로를 향한 나눔과 연대, 공감의 힘이 절실하다. 이를 실현할 토양이 바로 청소년단체 활동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다시 청소년단체의 부활이 필요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