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닿지 못한 여름

by 채연

너에게 닿지 못한 여름

여름은 한없이 뜨겁고, 또 한없이 차가운 계절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지만, 정작 닿을 수 없는 거리를 느꼈다.
말하지 못한 말들은 입가에 머무르다 결국 바람에 흩어졌고,
서로의 눈빛 속에서만 겨우 마음을 읽으려 애썼다.

그해 여름은 마치 끝없이 펼쳐진 바다 같았다.
넓고 깊고,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품고 있지만,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도 있었다.
아직 자라나는 마음들이 상처를 내고,
서툰 손짓이 서로를 밀어내기도 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빛은 어쩐지 더 멀게 느껴졌고,
그 빛 아래서 우리는 각자의 꿈과 불안 사이를 오갔다.
어쩌면, 그때는 서로를 붙잡기보다
스스로를 붙잡는 일이 더 어려웠던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남은 것은 기억과 흔적, 그리고 미처 하지 못한 인사뿐이다.
그 여름을 떠올릴 때면
나는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의 우리는 분명 빛났다.
아프고 흔들리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으니까.
지금도 어디선가, 그 여름의 조각들이
우리의 마음을 조금씩 비추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그때 닿지 못했던 마음들도
언젠가 우리의 길 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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