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투성이!
나를 둘러싼 모든 게 다 가짜 같아요. 왜 우울한지는 모르겠는데, 우울해요. 행복한 꿈이 다 깨져버렸어요!
끝이 없는 긴 항해 같아요. 망망대해에 둥둥 떠 있어요. 내가 먹는 약도 가짜, 이 주변의 사물도 가짜, 나도 가짜 같아요.
손바닥을 꼬집거나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으로 살아있음을 느껴요. 곧바로 머릿속이 몽롱해지지만요. 온몸을 맡겨도 되는 사람이 없어요. 병원도 무섭고 가족도 무섭고 나도 무서워요. 음식을 씹어도 가짜 같아서 자꾸 의심하게 돼요. 모든 것들이 가짜 같아요.
행복해지고 싶어요.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어요.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어요. 따뜻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었던 것 같은데...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동물도 희미하니 이제는 내가 사람이라는 자각도 못하겠어요. 공기가 된 것 같아요.
의사 선생님은 나를 도와주실까요? 정말로 나를 여기서 꺼내주실 수 있을까요? 내가 먹는 약은 정말 나를 도우러 온 게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