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마음

by 이지원

주기적으로 다니는 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왔어요. 오늘은 내가 우울할 때 주로 느끼는 감정들을 골라 봤어요.

'스트레스받아', '속상해', '원망스러워', '미워', '자책하다', '외로워'...

카드를 책상에 늘어놓았을 땐 아주 익숙했어요. 거의 십 년 전부터 매일같이 느껴왔던 감정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말들의 깊은 곳을 탐구해 보니 사실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런 날카로운 말들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나는 주로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스트레스받아'라는 말 뒤에는 속상함, 원망, 미움과 자책, 외로움이 숨어있었고요. 사실 이런 감정을 다른 말로 바꿔보면, '나 더 잘하고 싶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였는데 말이에요. 그것을 알고 나니 내가 골랐던 감정카드가 아주 낯설어 보였어요. 나는 이렇게 아픈 말만 들어야 할 사람이 아닌데. 앞으로는 지금의 내게 필요한 말들이 무엇일지, 빈자리에 다시 그려보려 해요.

사실 내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웠던 이유는, 나 자신과 연결되어있지 않아서였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따뜻하게 감싸주어도 마음이 언제나 시렸던 것이겠죠.


이제 내가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 말을 다시 부드럽게 바꿀 수 있어요. 그동안 내게 건네지 못했던 따뜻함을 듬뿍 전해주려 해요.





이전 26화요가와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