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을 무단으로 끊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너무 괜찮아요. 그래서 약을 끊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너무 괜찮아요.
죽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약을 끊고 싶어요. 그쪽으로 마음이 강하게 이끌려요. 뭔가 변화를 주고 싶은 걸까요? 잘 모르겠어요.
내 정신건강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은 알아요. 지금도 기분이 둥둥 뜨고 있는걸요. 겉으로 티는 내지 않지만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장이 두근거려요. 밖으로 나가 마구 달리고 싶어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너무나도 기이한 생각이란 걸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편안해질 것을 생각하니 끝없이 행복해져요.
약을 그만 먹고 싶어요. 이것도 전부 약 때문일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아니면 내 병이 우울증이 아닌 걸까요? 심리 검사 결과는 2주 뒤에나 나올 테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겠지만, 마음이 자꾸 불안하게 흔들려요. 답답해요. 약이라도 끊어서 뭔가 변화를 주고 싶어요. 그러면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음의 이유도 알게 되겠지요.
그래도 멋대로 약을 끊으면 골치가 아파질 테니, 꾹 참고 먹어야겠지요. 정말 끊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