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이 어려워

by 이지원

며칠째 집에만 있어요. 외출이 아주 무겁게 느껴지거든요. 온몸에 힘이 없어요. 약을 먹으면 반짝 기운이 나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않아요. 집 앞을 잠깐 산책하는 것도 힘이 들어요. 현관문을 보면 긴장이 되거든요.

온몸이 축축 처지는 이 느낌이 싫어요. 계속 외출을 피하는 것도 그렇고요. 외출을 피하면 피할수록 집안에 더 틀어박히게 돼요. 그걸 아는데도 움직일 수가 없어요. 팔과 다리에 커다란 바위를 묶어둔 것 같아요.


그래도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서 오늘은 하루 종일 구인구직 사이트만 들여다봤어요. 전부 다 출퇴근을 해야 한대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지금의 나에겐 어려운 일이에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공황이 오기 쉽거든요. 특히 이른 아침의 지하철은 너무 힘들어요. 사람들 틈에 끼어 이리저리 떠밀려야 하는 시간은 정말 끔찍해요. 머릿속이 하얘지고, 발을 바닥에 딱 붙게 만들어요.


외출. 외출부터 잘해야 할 텐데 말이에요. 아니, 그보다 창문을 여는 것도 쉽지 않으니 내일은 창문부터 열어야겠어요. 아주 조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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