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보이지 않는 날

by 이지원

가슴이 텅 비어 있다. 모든 것이 자극이 된다.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남아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기쁨을 수집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도 알고 있다. 내가 못 보는 것이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걸.


기쁨과 슬픔이 마비된 삶을 살고 있다. 너무 공허해서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력감이 심하다. 명절 연휴가 어서 끝나고 병원 진료일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무력감에 찌든 얼굴을 가족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입원에 대한 생각도 해봤다. 온전히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인다면 호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쓰지 못한다 해도,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할 수 없다 해도 좋다. 단지 이 공허함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마음이 아픈 것도 눈에 보이면 좋을 텐데. 겉은 멀쩡하니 나조차도 자꾸 헷갈린다. '사람 만나는 게 그렇게 어려워?'라고 자꾸만 묻게 된다. 그 말에 대한 답을 하자면, 아주아주 어렵다. 사람의 소리와 태도, 사소한 말투마저도 쇠꼬챙이가 되어 나를 찌른다. 그렇게 민감해진 마음을 안고 사는 것이 너무 괴로워서 사라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입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나는 살고 싶다. 지독한 악취가 풍기는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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