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한 번씩은 터지는 집안의 전쟁이 설 연휴에도 터졌다. 원인은 아버지의 음주. 우리 집은 아버지 때문에 꽁꽁 얼어 버렸다.
또다시 자해를 할 수는 없어서 어떻게든 참고 있지만 태평하게 누워 휴대폰을 보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충동을 참기가 어려워졌다. 아버지를 해치는 대신 나를 해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폭력성을 그대로 이어받고 싶지는 않아서 필사적으로 참았다. 이미 이틀 전에 자해를 했고, 더 흉이 지면 반창고로 가리는 것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참기가 힘들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서 가까운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 가장 편안해야 할 집이 가장 불편한 장소가 되어버렸으니 이곳에 있는 것이 오히려 내 병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 같다.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쉬게 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싶다. 언젠가는 사랑을 주고받는 행복한 곳에서 살아가겠지. 더 이상 외롭지 않아도 될 날이 오겠지.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식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다. 외롭고 싶지 않다. 지금의 외로움을, 홀로 버티는 이 삶을 깨뜨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