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같이 이렇게 기록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큰 피로감을 줄 수 있겠지요. 감정의 기복, 이해하지 못할 부작용이 연달아 몰아치는데 어떻게 나를 이해할 수 있겠어요. 사실은 나조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우울증이라는 병이 이렇게 복잡한 줄도, 약물의 부작용이 이렇게 다양한 줄도 몰랐어요. 단순히 우울하고 마는 병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처음 겪어보는 부작용이 너무 나를 혼란스럽게 해서 여러분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토한 걸지도 몰라요. 그래서 여러분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겠죠.
내 기록은 의사 선생님께는 큰 도움이 되어요. 오늘도 병원 상담을 받을 때 이곳에 적어놓은 기록을 토대로 말씀드렸으니까요. 하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참 힘든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그저 꿋꿋이 살아가는 것뿐. 그래서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영원히 나를 옆에서 지켜줄 사람은 없구나. 내가 나를 지키는 수밖에는 없구나.
제가 예전에 썼던 글에 그런 말이 있었어요.
'나를 끌어안아 줄 사람은 나밖에 없어요.'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네요. 긴 투병을 함께 해 줄 사람도 나밖에는 없지요. 정신질환은 신체적인 병과는 달리 이해받기가 쉽지 않아요. 아니, 사실은 신체적인 병도 비장애인들이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어렵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제 막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정신질환은 얼마나 낯선 존재겠어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나는 괜찮아요. 나에 대해 피로감을 느낀다 해도 괜찮아요. 우리는 결국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괜찮아요.
다만 이 기록은 계속해 나갈 생각이에요. 매일같이 쓰는 것이 참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부작용에 대한 얘기만 많이 적혀 있어서 다음엔 약의 좋은 점도 좀 적어봐야 할까 봐요. 기나긴 가시밭길을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만 더, 하루만 더, 그렇게 잘 버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