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가고 싶어

by 이지원

지긋지긋한 싸움!

우리 가족은 왜 항상 고름을 달고 살아야 할까?

어제 술에 취한 아빠가 그랬어. 우리 가족이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고.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우리 가족은 언제나 한 덩어리 같았는데, 자꾸 균열이 생겨. 미지근하게 식어 있어. 아무래도 우리가 이 집에서 나갈 때가 왔나 봐. 집이 비좁아져서 자꾸만 서로를 할퀴나 봐. 우리 덩치가 너무 커져서 그래.


사실은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어. 화목한 부분에 비해 아픈 부분이 너무 크게 와닿았거든. 내가 어릴 때, 술에 취한 아빠가 엄마를 못살게 굴고, 오빠를 때리고, 오빠는 그것을 배워서 또 나를 때렸어. 찻길에 뛰어들어 내 신발을 주워주던 그 오빠가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내 몸을 밟았어. 씩씩거리는 숨소리는 아빠와 꼭 닮아 있었어. 해가 지나서 오빠는 좀 나아진 듯했지만 오늘 보니 그렇지도 않더라. 오빠는 아빠의 다혈질을 물려받았어. 그래서 자꾸만 바깥으로 튀어서 사람들을 아프게 해.


알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다정다감한 모습도 있다는 걸. 그런데 나는 왜 자꾸 아픈 것만 보일까. 왜 두 사람이 자꾸 새까맣게 덧칠되는 걸까. 가끔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해. 차라리 태어나지 말 걸. 그랬으면 이런 꼴을 보지 않아도 될 텐데.

그래도 나는 사람의 따뜻한 면도 알아서, 내가 결혼하면 무언가 다를 거라고, 죽을 듯이 아픈 그곳에서 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도 해. 확신은 아니지만, 내가 보았던 모습이 모든 사람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살 이유가 없어.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라도 해야 내가 살 수가 있어.


어제는 배달을 하기 위해 달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눈에 담았어. 음식을 사 들고 화목하게 웃으며 걷는 가족, 운동을 나온 노부부의 다정한 얼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신이 나서 걷는 아이...

저 중에는 내 미래도 있을까? 내 과거도 있었을까?


약이 눌러 놓은 우울이 가끔 이렇게 확 튀어나올 때도 있어. 그래서 정말, 진심으로 희망이 없다고 느껴서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을 하게 돼. 스스로 돈을 벌어야 삶을 살 수 있으니 내일도 배달을 나가겠지만, 사실은 거리 안에 뛰어들기가 정말 싫어. 그렇지만 이곳에서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받는 것도 싫어. 새로 끼얹어진 자극은 자꾸만 옛날 일을 떠오르게 해. 그래서 싫어. 그래도 내가 본 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지. 그 두 사람의 다정함도 진짜이듯이 내 인생에도 틈틈이 행복이란 것이 끼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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