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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 Sep 04. 2024

[책서평]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외교정책의 합리성, 이론에서 사례까지




어제 지인의 결혼식에서 우연히 전주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님을 만났다. 원래 알던 분이 아니라 어찌어찌 이야기 중에 그 분이 사학과 교수님이라는 걸 알게 됐고 그럴 자리가 아니지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여쭈어봤다


Q1]교수님 대한민국 건국일은 언제입니까?

교수님이 허망한 표정으로 답을 주셨다.

A1]우리나라는 1919년 임시정부가 세워졌을 때 국호, 헌법, 정치체제를 비롯한 나라의 틀이 다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와서 우리가 일본의 신민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황당합니다


Q2] 뉴라이트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갑자기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2] 학계에서 우리는 그들을 '좀비'라고 부릅니다. 존재할 가치도 주장하는 그들의 이유도 인정할 만한 수준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그들을 각 주요 자리에 앉히기 시작했습니다. 정권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유능한 인재 풀이 부족하니 그런 사람들을 부르기 시작한 거죠


Q3] 왜 역사학계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에 가만히 계시는 건가요?

A3] 역사단체 48개가 성명서를 냈고 잘못됨을 주장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모든 역사단체가 모여 한 목소리를 낸 경우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언론이 우리의 이야기를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답답합니다.


교육자로서 20,30세대들이 몹시 걱정이 됩니다. 정규 역사교육을 잘 받은 선생님(그분은 그냥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셨다)과 같은 분들도 이런 질문을 하시니 어설프게 알고 있거나 일본에 우호적인 젊은 세대들이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게 될까 몹시 우려가 됩니다.  소위 식민지 역사관이라고 하는 것들로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근현대화를 이뤘으니 일본을 무조건 적대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하는데 지난주 '질문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황석영 작가가 한 비유가 정답입니다.  도둑놈이 물건을 훔치기 위해 사다리를 놓고 숱한 물건을 훔쳐갔는데  그 사다리를 놓고 갔으니 고맙다고 할 수 있나요. 안타깝고 황망합니다.




왜 우리 역사관을 흔들며 미국, 중국, 북한 그리고 일본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정부는 이런 외교정책을 펴는 것일까?


그 답을 이 책을 통해 일부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8.30일 알릴레오 북스를 참고한다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먼저 책에서 말하는 세 가지 전제를 기본으로 하고 이 책을 봐야 한다.

1. 대전제 : 국가는 국제관계에서 합리적으로 행동한다.

2. 어떤 국가든 간에 국가의 최고 목표는 생존을 추구하는 것이다. (현실주의)

3. 합리성은 도덕적 관념과 무관하다.


저자는 모든 국가는 대부분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그 합리성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국가는 대부분 합리적일까? 

합리적인 것에는 두 가지 조건이 반드시 부합되어야 한다.

첫째, 국가의 전략이 신뢰성 있는 이론에 근거했는가?

<신뢰성 있는 이론의 기준>

 ① 가정이 현실적이어야 한다.

 ② 인과관계가 논리적으로 튼튼해야 한다

 ③ 주장이 역사지거 기록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는다


둘째, 심의과정을 거친 결과물인가?

 ① 정책 결정자들이 포괄적으로 상황을 토론하다가 각자 기대는 이론이 많이 겹치므로 쉽게 합의에 이른다

 ② 정책 결정자들이 다양한 이론과 관련 전챙을 두고 언쟁을 벌이지만 토론을 통해 자신들의 관점을 되돌아보면서 이견이 해소된다

  ③ 참석자들이 이견을 내세우면서 서로의 의견에 설득되지 않다가 결국 최종결정자가 언쟁을 해결한다,

단,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지배자라면 심의는 불가능하다. 조력자이거나 촉진자인 경우 합리적 심의가 가능하 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독재자인 경우 억압, 제지, 강압, 침묵, 억제, 기만등이 발생한다면 심의는 불가능하다.


국가의 목표는 생존을 추구하는 것이며 합리적 정책결정자들은 이론을 지향하므로 대부분의 국가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이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책의 후반 이러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던 현대 국제사회의 다양한 사례와 합리적이지 못했던 사례를 들어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국가의 생리와 합리적 작동원리는 어찌 보면 심플하다. 국가는 생존을 최고 목표로 추구하고 어떤 의사결정이 합리적 있는지는 이론이 있는가 심의과정을 거쳤는가?를 통해 확인된다. 이때 합리성은 도덕성과 무관하다.


책의 재미는 해제에 있다.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는 소위 중일마를 주장해 국민을 황당하게 했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 차장이 바로 저자인 존 미어샤이머의 제자이며 이러한 저자의 현실주의적인 생각이 윤석열 정권에 어설프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자는 항상 패권을 주장하고 패권을 잡을 수 없을 때는 세력균형을 이룬다. 즉,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패권을 차지할 것이고 우리나라는 한미일 연합을 통해 세력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래서 일본의 마음은 중요하다.

중국은 곧 붕괴할 세력이며,  한미일 공조를 통해 북한을 타격하여 통일을 이룬다면  세력균형을 통한 통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 정권이 과연 미어샤이머 교수가 말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몹시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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