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내면의 커다란 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그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곰에게는 호랑이에게는 100일이라는 기한이 정해져 있다. 사람이 된다는 목표가 그려져 있다.
이제 하루하루를 버티면 된다. 그런데 버틴다고 하면 그 버티는 시간은 아마도 평소의 시간과 다르게 흐르지 않을까 시간은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흐르니까 떨어지지 않으려고 매달려 있는 사람에게 1분은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의 1분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일 것이다.
호랑이는 버티려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버티면 버틸수록 몸은 긴장하고 무겁게 느껴지고 두려운 마음이 스멀스멀 생겨 났을 것이다. 곰은 곰이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자기 자신이 원래 마늘과 쑥을 먹어 왔던 동물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평소대로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우리가 알다시피 호랑이는 100일을 채우지 못하고 도망을 쳤고 곰은 웅녀로 새로 태어날 수 있었다. 곰은 곰이라는 정체성을 버리고 웅녀라는 환웅의 부인이라는 정체성을 부여받게 된다.
어찌 되었든 샤워시간을 이용해 아무 부담 없이 주문을 외우는 것은 전혀 힘들 것도 없었다. 물론 믿음 역시 크지 않았다.
나는 크리스천이다. 결혼을 하면서 크리스천이 되기를 선택했다.
아내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아들도 그렇게 기르고 있다.
저녁마다 우리 가족은 히브리어 알파벳을 공부했었다.
히브리어 알파벳은 그 글자 하나하나에 고유한 숫자값이 있고 의미가 있었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모양을 보고 각자 느낀 것을 말하는 것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히브리어 알파벳 마지막 글자인 '타브'를 공부할 때 아들은
"아빠 타브는 꼭 5 하고 7을 합쳐놓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었다.
물론 '타브'는 숫자값이 400이지만 그 모양으로 보면 57이라는 숫자를 닮았다.
그때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