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힘 3/5

03. 싹은 씨앗의 결과물이 아닌 시작일 뿐

by 책날 백대백

오늘이 몇 월 며칠이지?

8월 10일!

핸드폰에 '디데이 앱'을 설치하고 100일을 세었었는데 어느 순간 잊고 있었다.

그냥 '코벌팔퇴'를 되뇌는 것이 일상이 되었었나 보다.

100일은 이미 지나 있었다. 100일은 이틀 전인

'8월 8일이닷!'

8,8이 겹친다. 계좌숫자와 똑같다.

저녁에 귀가해서 아내에게 이것을 말했다.

아내는

"오~신기해요. 8월 8일이면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잖아요.

10년 전에 그렇게 만나 결국 이듬해 7월 7일에 결혼했고요"

유심히 숫자를 보던 아내는

"어머,57도 있네요. 왜 며칠 전에 우리 히브리어 공부할 때 아들이 말했었잖아요"

아 그렇다.

계좌숫자 '488057'에는 '57'도 있다.

아들이 '타브'를 그렇게 불렀었다.

이제 머릿속은 걸리는 모든 숫자조합이 난무한다. 굳이 칼융을 들먹거리지 않아도 그의 '동시성 현상'이 바로 우리 눈앞에 나타난 거다.

아내는 우리 둘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여보 우리 모두 하나님께 기도해요."

아내에게는 샤워 중에 기도한다고만 말하고

기도제목인 '코벌팔퇴(코인 벌어 팔월에 퇴사하게 해 주세요)'는 말하지 않았었다.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아내는 믿음이 약한 내가 매일 샤워 중에라도 기도한다는 것을 좋아했었다. 당연히 하나님을 위한 기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뉘앙스로 말했으니까.

기도하는 중에도 나는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다.


회사에 출근하고 나서도 숫자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가만있어보자 로또는 숫자를 6개 뽑지만 1~45중에서 뽑는 거니까, 내가 가진 숫자를 조합하기에는 안 맞는 것 같고 연금복권은 어떤가 한번 볼까'

평소 로또나 복권을 하지 않는 나였지만 이런 숫자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니 당연히 이런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라 연금복권은 숫자가 6개네. 바로 이거다. 이거야..

코인 벌어 팔월퇴사든 복권당첨돼서 팔월퇴사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장땡이니까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거 맞죠. 복권 사라고 하신 거 맞죠?'

핸드폰에 복권앱을 깔고 이번주 연금복권을 구입한다.

1조~5조까지 숫자는 모두 '4 8 8 0 5 7' 이닷!


요즘의 연금복권은 720이라 부른다.

매달 700만 원씩 20년 동안 연금형식으로 지급된다.

전에는 520이라 해서 500만 원씩 20년이었는데 세금을 이것저것 떼고 나면 500이 아니라 300여만 원이라 사람들의 반응이 시큰둥했었나 보다. 그래서 세금을 떼더라도 500만 원을 받을 수 있게 아예 700만 원을 지급한다고 들은 것 같다. 500만 원씩이라 그것도 20년 동안이나.

지금의 내 나이에 20을 더해본다. 절로 미소가 생긴다.

이것이 당첨만 된다면 8월 퇴사닷.

무조건.

기대하는 마음으로 수요일 연금복권 당첨번호를 본다.

몇 조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1~5조까지 모조리 사버렸으니까

눈을 질끈 감았다가 눈을 크게 뜨고 숫자를 노려본다.

아~~~

이럴 수가..

이번주 당첨번호는

'4조 088257'

허망하다.

88과 57은 들어있다.

아 하나님 주시려면 다 주시지

왜 이렇게 알맹이만 쏙 빼서 주셨어요 ㅜㅜ

복권은 숫자가 다 맞아야 되는 거잖아요 ㅠㅠ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수를 본다.

이제 다시 숫자가 들어온다.

나에게 주신 숫자는

488057

복권으로 보여주신 숫자는

088257

신기하다.

정말 신기하다.

두 계좌 숫자와 그 주의 복권 숫자에 들어있는 수는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아니 수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동시성인지 끌어당김인지

무언가가 있다.

분명히 무언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