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r는 ㄱr끔 눈물을 흘린ㄷr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듣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고
크게 놀랐던 적이 있다
내가 스포츠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과
비슷한 것 아닐까
저마다 취미, 관심사가 다양하니
어느정도 이해는 된다
나는 어릴 적부터
노래와 춤을 좋아했던 것 같다
4~5살 때
엄마의 심부름을 가는 길에
동네 할머니들에게 붙잡혀
노래를 부르곤 했었다
가세가 기울었던 청소년기,
감수성이 폭발하던 그 시기.
예민하게 타고난 청각 탓에
부정적인 소음들로부터 나를 지켜줄
mp3와 이어폰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나의 생명줄이었다
학교에서조차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무한대로 증폭되어 들리다 보니
제일 데시벨이 높은 락음악으로
내 귀를 덮어버렸다
그렇게 나는
답답한 내 마음을 대신해
시원하게 소리 질러주는 락 음악과
괴로운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철학이 담긴 묘약같은 랩 가사들을 곱씹으며
나홀로 조용히 폭풍 같은 사춘기를 보냈다
그렇게 나는 스무살이 되었고
월급날마다 혼자 오락실 노래방을 가거나
시간이 저렴한 노래방을 가곤 했다
혼자 노래방을 가면 좋은 점은
내 순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억지텐션, 억지리액션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
"혼..자 오셨어요?"
카운터 직원은
내 뒤를 흘깃 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네. 저 혼자 왔는데요."
"아.. 3번 방으로 가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처음에 입장하는 게 어렵지
그 순간만 용기를 내면 된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마이크를 잡는 순간,
나만의 세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줄을 세우듯 선곡을 한다
누군가 앞에서 부르기 민망한 곡들도
거침없이 혼자 내질러본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코인노래방'이라는 게 생겼다
'혼밥', '혼코노', '혼술'
이젠 대면보다는 비대면이,
팀플보단 솔플이 대세인 시대
난 이런 문화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반가웠다
난 늘 혼자였기 때문에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불편하다
(단, 남편은 예외다)
어제는 서점에 책을 찾으러 가는 김에
그냥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오랜만에 혼자 코인노래방을 갔다
남편과 둘이서도 자주 가곤 하지만,
사실 남편 앞에서 부르기 힘든 곡들도 있다
어쨌든 남편도 타인이기에
온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그날은 온전히 자유로운 날이었다
어떤 곡은 너무 몰입해서 부르다 보니
이상한 감정이 울컥하고 올라와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목이 메여서 더이상 부르기가 힘들어
조용히 '취소'버튼을 눌렀다
남편 앞에서 불렀다면 민망할 뻔했다
혼자 와서 다행이다 싶었다
누군가는
'궁상 떨고 자빠졌네'
'주책맞게 왜 저러는 거야'
라고 할 수 있겠지만
HSP, Empath(엠패스)들은 알 것이다
이게 얼마나 깊은 감정인지.
부정적 감정도, 긍정적 감정도,
일반인보다 몇 배는 더 크게 느낀다는 것.
작은 것에도 크게 기뻐하고,
작은 것에도 크게 무너진다는 것.
최근 힘들었던 마음들을
노래를 부르면서 모두 뱉어내고
약간의 눈물을 쏟아내며 모두 털어냈다
그래서 나는 좋은 음악들을 만들어
세상에 들려주는 아티스트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리고 감사한다
Music is my life
그렇게 난 오늘도 조용히
나만의 방식으로
나 자신을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