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본적으로
불안도가 매우 높은 사람이다
HSP
정신적 과잉 활동인 (PESM)
생각이 많고 예민한 사람의 두뇌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끊임없이 두뇌가 풀가동 상태이다
그래서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잠을 많이 자야 하고,
낯선 곳에서는 푹 자지 못한다
포근한 나의 이불, 베개,
불안을 잠재워줄 애착인형과
나, 그리고 우리만의 공간에서
잠자는 그 시간만이 유일하게
내가 편안해지는 시간이다
HSP는 될 수 있으면
운전하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는
최 작가님의 말씀도 생각나고,
실제로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있는 이 곳에서
'굳이 면허를 따야 하나?'
라는 생각도 했었고
그동안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결혼 이전까지는.
그리고 30대 초반에
우연히 듣게 된 충격적인 소식
지인의 교통사고 사망소식
그래서 더 무서웠다
핸들을 잡는 일은
나, 그리고 타인의 목숨이
걸려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더욱 더 무서웠다
마치 죽음의 출발점에
서있는 느낌이랄까
주변에서 그렇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면허 따라, 따라
수없이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듣곤 했지만
내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잔소리들은 마치
너 몇 등하니? 회사 어디 다니니?
여친은 있니? 결혼은 했니?
결혼했으면 애는 낳아야지
애 하나는 외롭다. 둘은 낳아야지
요새 면허없는 사람도 있니?
이런 영혼없는 잔소리들처럼
이것이 마치 '스탠다드'라며,
미리 짜놓은 인생루트처럼,
내겐 그저 허공의 메아리 같은
잔소리에 불과했다
한국사람들은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한다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경로를 이탈한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한다
내가 필요한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딸 텐데
그동안 필요가 없어서
따지 않았을 뿐이다
온갖 자극, 지뢰밭 같은 외부활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집순이로서는
그다지 큰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운전'
하지만
나에게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그 시간이 오고야 말았다
껄쩍지근한 동기긴 하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것이라면
일단 부딪혀보자 마음 먹었다
마음 같아선 세상과 단절하고
집에서 조용히 음악이나 들으면서
책이나 읽고, 그림 그리면서
평화롭게 살고 싶지만
그것도 베이스가 깔려 있어야 한다
그 베이스를 깔기 위해
나름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남들에겐 그저 쉬운 일이겠지만
나에겐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필사즉생 (必死則生)
필생즉사 (必生則死)
조금은 늦은 듯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일단 도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