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고 싶지 않은 초보 독서가의 가장 안전한 선택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일 년에 책을 다섯 권이나 읽을까 말까 한 사람이었다.
지적 허영심은 있어서 종종 서점에 들러 책을 사긴 했지만, 끝까지 온전히 읽어낸 책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다.
변명거리는 항상 차고 넘쳤다.
일이 바빴고, 육아가 바빴다.
하지만 퇴직 후, 넘쳐나는 시간 속에서 정작 내가 한 일은 유튜브와 넷플릭스 세계를 허우적거리는 것이었다.
그러다 문득 가슴 깊은 곳에서 고개를 든 낯선 감정 하나를 마주했다.
그것은 '문학적 열등감'이었다.
평생 읽어온 책이라곤 오직 논문과 전공 서적뿐. 나름 전문직으로 살아왔지만,
마음 저 깊은 곳에 웅크린 이 열등감은 때때로 나를 콕콕 찌르며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제, 남아도는 시간에 이 해묵은 숙제를 해결해 보기로 했다!!
하기 싫은 일을 기어코 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강제로 '제도권' 안에 밀어넣는 것뿐.
그렇게 동네 독서 모임에 발을 들인 것이 2년 전 일이다.
지금의 나는 독서 모임에서 다루는 한 달에 한 권을 제외하고도, 매주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지만, 결국 꾸준히 손이 가는 쪽은 언제나 '고전'이었다.
왜 하필 고전이었냐고?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제목만 보고 고르는 유행하는 책들은 종종 나를 실망시켰다.
하지만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살아남은 책이라면,
독서 초보인 나에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었다.
‘실패'하고 싶지 않았던 내게 고전은 가장 믿음직한 보험이었던 셈이다.
나는 인문학자도 아니고, 대단한 독서가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고전을 즐겁게 탐닉하는 초보 독서가로서, 처음 고전의 문을 두드리는 분들과 나의 사소한 노하우를 공유해 보려 한다.
• 어떤 고전으로 시작해야 실패하지 않을까?
• 읽다가 포기하고 싶어지는 고비는 어떻게 넘길까?
• 고전의 재미를 더 풍성하게 누리는 '치트키'는 무엇일까?
다음 이야기부터,
내가 직접 부딪히며 깨달은 이 생생한 전략들을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