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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김 Mar 27. 2022

마켓컬리 입점법

스몰브랜드의 유통전략

 업무적으로 한 스몰브랜드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조시설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와 젊은 패기로 창업을 하신 분이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던 중 올해 이루고 싶은 가장 중요한 목표를 여쭤보았습니다.


“마켓컬리에 입점하는 것이요”


“제 브랜드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잘 매칭 되고,

입점만 성공하면 큰 매출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만나는 브랜드, 제조업체 대표님들이 가장 입점을 원하는 유통채널로 ‘마켓컬리’ 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몇 년 전과 비교해보면 대형마트보다는 편의점에, 쿠팡보다는 마켓컬리 쪽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대형마트나 쿠팡은 대다수 공급업체가 선호하는 매출 규모로는 비교 불가한 판로입니다. 그렇다면 브랜드사 입장에서 마켓컬리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처=마켓컬리]

다른 유통 채널과 비교하여 여쭤보았습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아무나 다 하는 곳이에요.

-쿠팡은 매출 볼륨을 키울 수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쌓기 어려워요.

-오픈마켓은 가격경쟁위주라서 관리하기 피곤해요.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들어가면 좋은데 뭔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홈쇼핑은 챙겨야 할 것이 많고, 올드한 이미지가 있어요.


 정리하자면,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가격 경쟁 없이 안정적 매출을 내면서도 입점의 허들이 상대적으로 낮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상품 정책이 바뀌어서 대기업 브랜드 제품이 다수 입점되기는 했지만, 초창기 마켓컬리는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브랜드가 많기로 유명했습니다. 맛, 품질만 검증이 되었다면 스몰브랜드도 얼마든지 입점이 가능했습니다. 입점만 성공하면 고객이 상품을 마주하는 그 순간까지의 모든 여정을 ‘컬리’ 답게 케어해주기 때문에 컬리의 프리미엄, 친환경 이미지가 상품에 그대로 전이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컬리에 입점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마켓컬리 홈페이지 하단의 “입점문의하기”로 들어갑니다.

[출처=마켓컬리]

그리고 구글 설문지를 통해 회사, 상품에 관한 간단한 내용을 작성하고 “제출”을 누르면 영업일 기준 14일 이내에 답변이 옵니다.

[마켓컬리 입점 제안 양식, 출처=마켓컬리]

 과연 이렇게 해서 입점한 업체는 몇 곳이나 될까요? 제 개인적 판단으로는 이렇게 입점한다는 것은 유튜브에 동영상 하나 달랑 올려놓고 100만 뷰를 기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컬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신상품 제안이 들어오는데 이러한 제안을 꼼꼼히 살펴본다는 것은 MD입장에서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 상품이 경쟁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통한 입점 제안은 가장 성공확률이 낮은 방법일 수밖에 없습니다.



 운 좋게 연락이 닿아 샘플을 보내고 미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또 연락이 없고 내 브랜드가 거부되었는지, 입점 검토 중인지 조차 모르고 시간은 흘러갑니다. 한두 달이 되었을 무렵 겨우 받은 회신은 ‘입점 불가’ 통보입니다. 내 상품의 가치를 몰라봐주는 담당 MD가 원망스럽고, “뭔가 설명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품은 좋은데 입점이 안 된다”


제가 브랜드사, 제조사 대표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상품은 좋은데 입점이 안 된다"입니다.


본인의 상품은 품질도 좋고, 기능도 좋고, 성분도 좋고, 맛도 좋은데 사람들이 몰라봐준다 라는 것입니다. MD 입장에서 “상품이 좋다”라는 말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상품이 좋다'는 의미는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1.  품질이 좋다

2.  적시 납품이 가능하다

3.  긴급 물량 대응이 가능하다

4.  경쟁제품 대비 원가 우위가 있다

5.  단품이 아닌 Range단위의 구성이 있다.

6.  시장 흐름을 잘 읽는다.

7.  MD(바이어) 대응이 좋다.      


 위탁 판매가 아닌 직매입의 경우는 유통업체에서 재고를 책임지기 때문에 상품이 잘 팔릴 기본 준비가 되어 있는 공급업체와 거래하길 원합니다. 때문에 위 사항이 기본적으로 지켜지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관리가 되어야 할 유통기한, 품목보고번호, 상품 바코드, 규격화된 카톤박스도 없이 운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픈마켓에서는 관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제품 사진(연출컷, 누끼컷), 브랜드 소개자료나 HACCP 인증, 품목제조보고서, 제조공정도, 생산물책임보험과 같은 사항도 필수입니다.


행사 진행을 위한 공급가 조정이나 기획상품 운영, 연간계약을 위한 장려금 약정 과정에서 MD와 업체 간 소통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MD는 소통이 잘 되는 업체를 선호하게 됩니다.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면 본인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적절히 응대하여 처리하는 업체의 품목을 선택하게 됩니다.


MD입장에서는 상품의 맛, 품질은 기본이고 운영을 위한 부수적인 사항들이 필수적으로 충족될 때 "상품이 좋다"라고 평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좀 더 실용적인 입점 tip을 드리고자 합니다.


 각 사 MD들이 주시하는 채널이 있습니다. 홈쇼핑 MD는 기본적으로 타 홈쇼핑 채널을 기본적으로 정기 서칭을 하면서 경쟁사보다 한 발 빠르게 신상품을 모셔와야 하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나 인플루언서 마켓을 주시합니다. 와디즈, 카카오메이커스, 아이디어스와 같은 채널은 스몰브랜드가 입점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한 채널입니다. 해당 채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다면 매출을 확장할 수 있는 타 유통채널로의 확장이 용이합니다.

 대형마트의 경우는 주로 검증된 상품을 취급합니다. 어느 정도 브랜드 파워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면 입점이 쉽지 않으나, 제조시설을 보유한 원청업체라면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PB상품으로 입점이 가능합니다.

 

백화점의 경우라면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상에서 ‘뜨는’ 브랜드가 유리합니다. 독점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항상 있기 때문에, 독특한 컨셉으로 소위 ‘힙’하거나 사진 많이 찍는 매장은 백화점 입점에 유리합니다.

 초기 마켓컬리의 경우 잘 알려진 브랜드 상품이 아니더라도 품질, 맛에 확실한 강점이 있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 위주로 입점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상품 기조가 다소 약화되면서, 브랜드 상품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확실한 브랜드력이 없는 업체라면, 본인만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나 강점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컬리의 조직이 커지고 예전처럼 상품담당자가 수풀속을 헤쳐가며 상품을 발굴하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클라우드 펀딩 샵 또는 오프라인 입점을 통해 레퍼런스를 쌓으면 눈에 띄기도 쉽고 입점 과정에서 통과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컬리는 신상품 입점 시 품평을 통해 모든 제품을 맛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유명 호텔 출신 상품담당을 비롯해 까다로운 분들이 직접 평가하는 만큼 실제 ‘맛’에 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컬리 홈페이지 해당 카테고리에 본인의 브랜드 상품을 넣어 냉정하게 판단을 해봅니다. 

경쟁사보다 주요 성분의 함량은 미달하지 않는지? 원재료는? 원산지는? 화학첨가물은 들어갔는지? 단위 가격은? 용량 적절한지? 패키지는? GMP, HACCP인증은?




업체별 입점 방법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주요 포인트를 유념하였으면 합니다.


1. Reference(레퍼런스)

- 작은 규모의 마켓에서라도 반드시 성공을 이루어야 합니다. 모든 MD는 본인 카테고리의 경쟁사, 전문몰, 편집샵 등을 항시 주시하고 있습니다. 메이저 쇼핑몰로 가기 위해서는 레퍼런스가 필요합니다.


2. Difference(디퍼런스)

- 경쟁제품보다 단 한 가지 확실한 무언가라도 차별화되어야 합니다. 차별화 포인트는 소비자에게 반드시 유용한 것이어야 합니다.


3. Tolerance(톨러런스)

   -맛도 좋고 영양도 좋고 비주얼도 좋은 숨겨진(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가 많습니다. 경쟁력이 있다면 깊은 산속 계곡에 간판도 없이 운영되는 식당이라도 손님은 몰려오기 마련입니다. 판로 개척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여유를 갖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 3가지 포인트는 꼭 명심해도 좋습니다.


온라인 레퍼런스 채널에 입점 후 → 카테고리 전문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면  → 메이저 쇼핑몰 or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은 검증된 기본 유통 판로 개척 공식입니다.


원하는 유통업체에 입점 성공했을 때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성취입니다. 입점만 하면 매출이 오르고 인생 역전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입점은 목표가 아니라 브랜드의 성장 과정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브랜드를 만드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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