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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김 Feb 20. 2022

체리피커 이용법

(온라인 셀러 관점에서 바라본)

체리피킹(Cherry Picking)

-어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가운데 효율이 뛰어나거나 인기 있는 특정 요소 만들 골라 소비하는 현상. 케이크는 먹지 않으면서 케이크 위에 올려져 있는 체리만 빼먹는 행위에서 비유된 표현.(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물물교환 시대부터 '밀당'은 있어왔습니다. 싸게 사고 싶은 소비자. 제값을 받고자 하는 판매자. 온라인이 대세가 된 이후 최저가라는 단어는 일상에 너무나도 흔히 쓰이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모바일의 작은 화면에 어떻게든 상품이 노출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최저가’이기 때문에 매출을 어떻게든 내야 하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필승카드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 쇼핑 의사결정의 방해 요소로 ‘시간’, ’’, 그리고 ‘정보의 제약 꼽습니다

과거 소비자는 특히 ‘정보의 제약’으로 인해 합리적인 쇼핑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판매자에 비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적기 때문입니다. 구매 판단 근거를 개인구매경험, 주변 이야기로만 판단해야 했었습니다. 중고차를 살 때도 과일, 채소를 구매할 때도 개별 소비자 나름의 경험치를 준거로 쇼핑을 해왔습니다.

온라인의 대중화는 이러한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시켰고, 쇼핑을 하기 편리한, 바꿔 말하면 판매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먼저 가격비교가 쉬운 표준화된 공산품부터 온라인의 점유율이 확대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가전제품, 대기업 공산품, 식료품)

만져보고 입어보고 발라 봐야 하는 고관여 카테고리는 반품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확대가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화장품, 의류)

더 나아가 소비자 구매후기(리뷰), 평점 제도는 쇼핑정보의 대중화에 쐐기를 박습니다. 먼저 구매해 본 소비자의 후기를 통해 이제 누구라도 해당 매장의 좋고 나쁨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신선식품(농산, 축산, 수산) 제품 이르기까지 모든 소비재/서비스 상품의 온라인 化에 동참하게 됩니다.


[오프라인 → 온라인 SHIFT 순서]

다시 체리피킹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체리피커는 합리적인 소비자일까요? 얌체족일까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것만 싼 가격에 구매하는 합리적 소비활동이겠지만,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수익이 적은 또는 없는 상품만 팔리기 때문에 좋게 바라볼 수만은 없는 입장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단 또는 점두에 주요 상품을 체리피킹 상품으로 배치하면→ 해당 제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오게 되고 → 매장을 둘러보게 되고→  마진이 높은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하게 되면 →판매자는 매출도 늘리고, 결국 적정 이익률도 방어하는 좋은 프로모션 도구였습니다. 물론 고객도 진화하면서 정말 체리피킹만 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요.

[사진=롯데마트]

온라인에서는 노출=매출이기 때문에,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나 오픈마켓에서 상위 페이지 차지한다는 것은 전쟁과 다름없습니다.

기존에 상위 페이지를 차지하지 못한 셀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노출 순위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광고를 하고, 썸네일 이미지를 바꾸고, 할인을 하고, 고객에 리뷰를 권장합니다.

이 중 가장 확실한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최저가’ 노출입니다. 지금부터는 체리피킹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온라인 셀러들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마우스패드를 판매하는 어느 쇼핑몰의 사례입니다. 보통 마우스패드의 가격은 저렴한 것은 2~3천 원 정도, 비싼 것은 1~2만 원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네이버에서 “손목보호마우스패드”라고 검색해 보겠습니다. 낮은 가격순으로 정렬하니 최저가 270원이 보입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0원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쇼핑]

아무리 원가를 낮춘다고 해도 200원대에 상품을 판매하고도 판매자가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방문객을 모으기 위한 미끼 상품일까요? 비결은 “배송비”에 있습니다. 택배사는 택배물량별로 택배비를 차등요율을 적용합니다. 일반 택배비가 3,500원~4,000원 한다면 이런 업체는 2,000원 초반의 택배비를 지급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고객이 지불하는 택배비를 사실상 수익창출의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상품이 작을 경우 택배가 아닌 우편을 통해 그 비용을 1,000원 이하로 낮추는 방법도 있다고 하니, 나름 창의적인? 판매 전략으로 보입니다.


 아래의 경우는 체리피킹을 더욱 극적으로 이용한 사례입니다.

[오픈마켓 특가 딜 사례]

먼저 가격을 살펴보겠습니다. 돼지껍데기 400g 1,900원, 제주 흑돼지 뒷다리살 400g 2,900원입니다. 무려 “무료배송” 상품입니다. 냉장/냉동 택배비는 일반 택배보다 비싼 3,000~4,000원입니다. 아무리 택배비를 싸게 해도 이익이 날 것 같지 않습니다. 일반 판매자는 도저히 엄두 내지 못할 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일까요? 무려 5만 개 이상의 구매가 쌓였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억대 매출로 보이네요. 도대체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해답은 “골라담기”에 있었습니다. 한 품목만 판매했을 때는 무조건 (-) 마이너스가 나는 구조이지만, 실제 90% 이상의 구매고객이 복수구매를 하고 있고, 평균 객단가는 무려 3만 원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택배비는 판매액의 1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판매구조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제대로 체리피킹을 이용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컬리(Market Kurly)도 체리피킹을 잘 이용하는 판매자 중 하나입니다. 컬리에는 정육, 과일, 간편식 등 카테고리에 관계없이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 상품이 항시 운영 중입니다. 물론 조건이 붙기는 합니다. “신규회원 가입조건”, “10,000원” 이상 구매 시 사용 등 말입니다. 그래도 컬리 입장에서는 회원을 모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며, 컬리의 재구매율이 70%를 상회하기 때문에(관련 자료: 마켓컬리, 재구매율 71.3%의 비결은?  2021.12.23중앙일보), 100원 프로모션은 성공적으로 마케팅 방법으로 지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마켓컬리]

 


체리피킹을 이용하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판매자가 체리피킹을 성공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말 싸야 합니다. 구매 의향이 없던 고객이 가격만으로도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할인율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유통업계에서는 그 수준을 정상가의 최소 50%라고 보고 있습니다. 1+1, 50% 할인과 같은 방법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할인폭을 극대화하고자 터무니없는 가격을 정상가로 설정해놓고 과도한 할인율을 설정할 경우 오히려 고객의 가격 신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체리를 따 먹으려 들어온 고객의 장바구니에 함께 담을 매력적인 상품을 준비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고객이 "체리피킹"만 할 경우 판매자의 이익은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매출=객수 x객단가입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객수를 모으는 것이 어렵습니다. 확보된 객수를 바탕으로 객단가를 극대화하는 것이 셀러의 역량입니다.


세 번째, 한 번 구매한 고객을 재방문, 재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준비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리뷰, 구매평 작성 시 지급하는 포인트, 멤버십 이벤트 등을 통해 스토어를 재방문할 이유를 만들어 줍니다. 또한 다양한 구색을 보여줌으로써 이번에 담지 못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재방문의 여지를 남겨주어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도 보듯 다양한 구성(variation)-예를 들면, 맛/사이즈 등-이 갖춰질 경우도 체리피킹을 이용하기 좋은 방법입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최저가 검색으로 유입된 고객을 높은 마진의 일반 제품과 연계 매출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가 생사를 가름하는 척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체리피킹을 이용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으며,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각자의 방법으로 구매고객을 모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오늘도 '최저가', '초저가'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습니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씨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른바 ‘약장수 이론’인데 약장수가 돈을 벌려면 일단 사람을 모아야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좋은 상품이 사람을 모은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모여야지 상품이 팔린다는 말이겠지요. 똑똑해지는 소비자에 발맞추어 판매자는 오늘도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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