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브랜드를 경험시키려면?
대형마트 시식행사가 재개되었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중지되었던 것이 변경된 방역지침에 따라 매장 안 시식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효과는 상당합니다. 시식 전과 비교하여 매출은 10~70%가량 증가하였습니다. (출처: 한국경제신문 5월 3일 자)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상품을 알릴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먹어보면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식을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적게는 몇십% 에서 몇 백% 까지도 매출 차이가 납니다.
또한 시식은 오감(五感) 마케팅의 정수입니다. 지글거리는 소리, 코를 자극하는 냄새, 눈앞에서 익어가는 판매사원의 손질, 직접 씹어 넘기는 맛의 기쁨 + 앞선 사람에 밀려 못 먹을 수도 있다는 초조함은 해당 상품을 확실하게 경험시킵니다.
재구매가 잘 일어나는 제품은 매출 성과가 좋습니다. 재구매를 일으키려면 최초 구매의 만족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최초 구매는 “기대감”의 영역입니다. "사용감이 좋을 거야, 맛이 좋을 거야, 기분이 좋아질 거야"와 같은 제품 또는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는 "인지"에서 시작됩니다.
즉, 매출의 시작점은 제품 또는 브랜드의 인지에서 출발합니다.
샘플, 무료체험 같은 방법은 소비자 인지를 빠르게 도우며, 첫 구매의 허들을 낮추는 좋은 도구입니다. 무료이기 때문에 기대치도 낮고, 실패해도 부담이 적습니다.
샘플, 체험은 소비자 행동 이론 관점에서도 유용합니다. 신상품 수용 5단계 중 단번에 4단계까지 이동시킵니다. 많은 제조사에서 체험단, 샘플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유입니다.
“체험”. 최근의 오프라인 매장을 관통하는 단어입니다. 가구, 가전, 의류, 생활용품, 레저용품, 통신, 주류 등 체험형 매장을 표방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써보면(=경험해보면) 제품에 호감과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경험을 극대화시킬 요소가 많습니다. 적절한 상황과 결합하여 상품을 체험한다면 오감을 넘어 육감 마케팅까지도 가능합니다. 빅뱅의 첫 콘서트에서 샘플링한 마켓오 사례(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먹는 달콤한 브라우니), 나이키 러닝 대회 샘플링 키트(달리기의 성취 후 경험하는 러닝 용품)등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샘플링하는 (최초 경험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달리 샘플링 관점에서 여러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1. 샘플을 체험 시점과 구매 시점 간 차이가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라면 체험하고 바로 현장에서 결제가 가능하나 온라인에서는 샘플 이용 후 자발적으로 해당 구매 페이지에 접속하여야 하는 시차가 발생합니다.
2. 체리피커가 많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시식이나 샘플 사용 후 판매직원에게 미안해서라도 종종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눈치 주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아도 죄책감이 덜합니다.
3. 경험의 극대화가 쉽지 않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판매사원의 설명이나 매장의 분위기, 다양한 제품을 골라 경험합니다. '락페스티벌에서의 맥주 시음', '출산 후 받는 아기용품'과 같이 상황과 결부된 경험의 몰입도는 온라인에서 쉽지 않습니다.
또한 오프라인에서는 자발적으로 마주한 고객을 대상으로 샘플이 전달되지만 온라인에서는 타겟 고객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샘플 배송을 위한 배송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샘플링을 진행하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1. 컴포트 네버스탑 챌린지
기능성 스포츠 양말 브랜드인 컴포트에서는 정기적으로 러닝 크루를 선발하여 자사의 상품을 무료로 배포합니다. 기본 샘플 외 추가 샘플 리워드를 받으려면 주차별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3주간 팀별로 1,500Km를 뛰어야 쉽지 않은 미션으로, 우승팀에게는 팀 온라인 잡지를 제작해 줍니다.
이 이벤트는 몇 가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줍니다.
참가자가 받는 샘플은 아무한테나 주는 샘플이 아닌 내가 성취해서 얻은 결과에 따른 보상이기 때문에 “특별한 리워드”가 됩니다. 달리기를 하며 인증샷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다양한 컨텐츠를 양산할 수 있으며, 참가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삶에서 온몸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게 제품을 시용한 소비자는 브랜드의 팬(Fan)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비건 코스메틱 브랜드 멜릭서(melixir)는 18년 8월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를 통해 론칭했습니다.
얼리어답터들이 많은 펀딩 사이트의 특성상 샘플 이벤트를 하더라도 파급력은 훨씬 큽니다. 신제품에 진심인 소비자들이 깐깐하게 리뷰하고 피드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 두 브랜드 모두 샘플을 많이 뿌리는 것이 일반적인 미덕임을 부정하고 소수의 팬덤을 형성하는데 집중한 사례입니다.
샘플링이 자사몰의 회원 모집, 인스타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단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품의 맛, 기능, 속성을 소구 하기 위한 샘플링도 의미가 있지만, 더 나아가 해당 브랜드의 미션과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샘플링이 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테스터, 샘플,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행위가 유효한 이유는 브랜드의 경험이 브랜드의 선호와 애착에 긍정적 영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고객인 어린이를 위해 금융체험, 자동차 체험을 하는 이유도 브랜드의 긍정적 경험을 심어 주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긍정적 경험이 곧 브랜드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샘플을 먹어봤다, 발라봤다, 착용해봤다를 넘어 언제,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이용해봤다 라는 개개인의 스토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순간부터는 제품과 고객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브랜드와 팬의 관계로 거듭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