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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김 Mar 20. 2022

비건(Vegan)제품, 주류가 될 수 있을까?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지속 가능한 성장 하려면



못 보던 마요네즈가 냉장고에 있다.

비건 마요네즈.

아내는 달걀 알러지가 있는 딸을 위해 구매했다고 했습니다.

“달걀이 안 들어가 있고,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져서 건강한 거야”.

“앞으로 비건 제품 위주로 식재료를 바꿀 거야”


  최근 커머스 업계의 주요 전략으로 비건(Vegan) 제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동물성 식품의 섭취는 물론, 동물성 제품과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을 거부하는 비거니즘(Veganism)은 유명 셀럽들의 생활습관 소개로 대중에게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으며, 소비에 개인의 신념과 가치를 더하는 '미닝 아웃' 트렌드와 맞물려 업계의 주요한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식품에서 시작된 비건 제품은 화장품, 세제, 의류, 가구 등 리빙을 넘어선 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비건을 실천하는 주요 이유는 3가지입니다.


1. 아름다운 신체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여 신체에 좋은 혜택을 얻기 위함입니다.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몸이 편해지며, 알러지에 민감한 사람들이 선호합니다. 또한 저칼로리를 섭취를 통해 다이어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건강한 삶

동물성 위주의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꾸었을 때 성인병 발생률을 크게 낮추어 완전 채식으로 전환 시 사망률을 최대 10%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비만율이 높은 선진국의 경우는 보건비 지출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출처: 영국 옥스퍼드 대학, 美국립과학원 회보 자료)


3. 인류 공존(환경, 동물권)

비건 제품을 통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가 채식 식단으로 변경한다면, 배출량을 70%가량 감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축을 사육하기 위한 곡물 문제, 물 부족, 토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희생되는 생명에 대한 윤리적 소비를 촉구하는 것으로서, 육류는 물론 난류, 어류, 유제품도 금합니다. 또한 동물이 실험에 사용된 제품도 반대합니다.

(출처:https://www.hani.co.kr/arti/PRINT/737507.html)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 표지.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우리나라의 비건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3개년간 ‘비건’의 검색량은 2번가량 특정 시점에 급증한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건 단어 검색량,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2019.03~2022.02]


다만, 비건 제품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그 상승세가 뚜렷이 보입니다. 특히 비건 화장품, 뷰티 카테고리의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비건 제품은 해마다 두 자릿수의 성장을 보이는 신성장동력으로 보입니다.  

[주요 비건 제품 검색량,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2019.03~2022.02]


그렇다면 ‘비건 제품이 소비자에게 주류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출처: 비건화장품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한국기업평판연구소 21년 3월]


비건 화장품 브랜드 평판 1위인 달바(d’Alba)의 홈페이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달바 브랜드 스토리, 출처=달바 홈페이지]

달바 브랜드 스토리에서는 비건에 대한 내용보다는 스킨케어를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뷰티’를 강조합니다. 스토리 탭 내에 ‘제품 검증과 비건’이란 하위 탭에서 비건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제품 구매 상세페이지에서도 비슷합니다. 비건에 대한 소개는 3번째 페이지에만 언급되어 있고, 나머지 5개의 페이지에서는 제품의 특성(보습, 안전, 성분)을 강조합니다.

[달바 워터풀 비건 슬리핑팩 제품 상세페이지, 출처=달바 홈페이지]


비건 화장품으로 포지셔닝을 하였지만, 비건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좋은 ‘화장품’이란 것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좋은 화장품인데 ‘비건’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결론적으로 소비자에게 유효한 좋은 전략입니다.

 

타 브랜드에서는 제품의 본질적 가치를 ‘환경에 이로운’,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등의 환경, 생명윤리를 앞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두 가지 관점에서 좋지 않습니다.


한국 마케팅 협회 연구 논문(배세하, 2021.02)에 따르면,


첫 번째, 친환경 제품 구매의 이타적 동기가 친환경 제품의 구매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이기적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친환경 제품 구매에 있어, 이기적 동기와 이타적 동기는 가격 공정성 지각이 조절한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출처: 배세하, “친환경 제품 구매는 착한 마음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타적/이기적 동기가 친환경 제품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 한국 마케팅 협회 마케팅 연구, 2021년 2월


쉽게 풀이하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제1의 가치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이고,

“친환경 제품이 평균 대비 비용이 많이 높다고 생각된다면, 제품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다”


라는 것입니다.


화장품의 본질은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보습을 제공하는 역할이지, 환경과 지구에 도움이 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세페이지에서 언급한 비건 원료에 대한 내용도 ‘비건=식물성 원료=피부에 편한’ 효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건 제품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제품 본질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체육이 고기를 이기지 못하는 것은 아직까지 고기만큼 맛이 있다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비건라면, 비건만두, 비건김치, 비건화장품, 비건가죽이 아직까지 마이너 위치에 있는 이유는 해당 카테고리의 강자와 경쟁하기에 무언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거의 모든 대기업과 유통회사에서는 비건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할 것 없이 별도 브랜드를 만들고, 매장을 오픈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품, 리빙, 뷰티기업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사진=좌: 홈플러스 비건존, 우: 농심 비건레스토랑, 출처: 부산일보, 식품 음료 신문]


 하지만 아래의 자료를 보면 국내 비건 인구는 약 1%를 하회하는 수준이며, 가장 크게 추정한 자료에서도 5%가 되지 않는 초입단계 수준입니다. 특히 완벽한 채식주의자에 해당하는 비건은 자료의 1/3 수준인 전체 인구의 0.3%~1.5%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국가별 채식인구, 출처=유럽 채식주의자 연맹(EVU), 한국채식협회 2018]

비건 제품이 주류가 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비자의 대다수가 비건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채식(비건)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비건 제품이 시장에서 의미 있는 규모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건’ 계급장을 떼고 카테고리의 강자로 거듭나야 합니다. 해당 브랜드만의 확실한 효익과 경험을 제공하여 경쟁우위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은 물론, 브랜드 스토리, 아이덴티티, 가격, 유통, 물류 모든 면에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시장은 분명 더욱 커질 것이고, 연구개발과 과학의 발달로 인해 비건 제품의 품질은 높아질 것입니다. 미래에 승리하는 브랜드는 제품 자체만으로도 인정받는(나한테 도움이 되는), 그런데 알고 보니 환경과 지구에도 도움이 되는 제품, 이런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일 것입니다. 인류와 지구에 도움 되는 많은 브랜드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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