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실패하고 나서 시작한다.
오후 1시 반정도까지 잠을 잤다. 몸은 아주 편안하고 기분은 아주 안 좋았다.
오늘 8시간 작업하려고 했는데... 스스로에게 실망한 채로 일어났다.
그리고 그때부터 오후 6시까지 웹소설 작업을 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아주 기분이 좋다. 꽤 성공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얻고, 작업량도 괜찮았다. 비록 8시간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스스로에게 고마웠다.
실패한 반나절 때문에 나머지 반나절까지 포기하지 않아 줘서 너무나도 고마웠다.
예전에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새 공책의 첫 장에 일부러 마구잡이로 낙서를 해서 더럽힌 후에 그 다음장부터 쓰기 시작해."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다.
가끔 하루를 정말 잘 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 실패하면 아예 놓아버릴 때가 있다. 하지만 나의 '새 공책 이론'을 생각해 낸 후부터, 하루나 무언가 잘해보고 싶었던 완벽주의자 성향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신나게 망쳐놓고, 그다음에 수습하는 것이다. 오늘 나는 잘 수습해 냈다. 그 사실이 스스로에게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