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고 싶은 날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는다. 우울할 때는 소설보다 짥은 에세이를 위주로 읽는다.
성경을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죽을 지경이 되니까 손이 하루키의 책을 찾고 있었다.
한 작가의 팬 독자가 된다는 건 그런 것 같다. 하루의 삶을 이어갈 하나의 이유가 된다.
오늘은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데, 딱 '아 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땅이 꺼지는 듯, 쓰러질 것 같았다. 그때 든 생각.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읽자.
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일까? 평소에 그 소설가의 책을 너무나도 좋아하긴 했지만, 이해가 안 됐다. 왜 무라카미 하루키일까?
그저, 담담함이 좋았다. 그의 담담함, 일상적이고도 일상적이지 않은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를 빌려서 침대에서 졸면서 읽다가 실컷 자고 일어났더니 이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떠나간 후였다.
만약에 작가가 된다면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근데 어떻게 하면 그런,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마도 꾸준히 해나간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그 세계의 상냥함으로 기다려주는 작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정말 너무나도 슬프고 아파도 오늘도 살아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