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인가 보다. 아무래도 그냥 고양이로 살련다. 햇살이 잘 드는 따뜻한 날이 좋다. 그런 날에는 도서관에 가서 꾸벅꾸벅 조는 게 최고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잔뜩 챙겨간 간장밥을 먹는 것이다. 그리고 햇살을 받고, 또다시 꾸벅꾸벅 졸다가 들어가 책도 좀 읽고. 그런 게 참 편안하고 좋다.
삶에 의욕이 없다. 더 이상 열심히 살고 싶지도 않다. 힘을 다 빼고 사니까 돈은 오히려 안 나간다. 배고프면 밥에 간장을 비벼먹으면 된다. 오래 못 살 것 같지만 이제 오래 사는 게 제일 싫다. 그렇게 사니 돈도 안 나가고 참 좋다.
그러니까 이 모든 건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내면 그뿐인 것 같다. 그나마 햇살을 쬐면서 나른하게 앉아있는 건 행복하다. 그러니 나는 그걸 누리면서 살면 그뿐인 고양이이다.
오늘도 도서관에 왔다. 날씨도 따뜻하고, 실내는 조용하게 다정한 음악이 흐른다. 나는 한 마리의 고양이가 되어 꾸벅꾸벅 졸고 있다. 실내로 햇살이 들어와서 글을 쓰는 손에 조각조각 비춘다.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