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드러나는 고성 구절산의 여름 절경
푸른 녹음이 가득한 고성 구절산은 비 온 뒤 비로소 절경을 드러내는 특별한 여름 산행지다. 장쾌한 폭포 소리와 함께하는 숲속 산책부터, 전설 깃든 흔들바위와 기도도량까지, 경남 고성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자연과 이야기의 조화를 소개한다.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위치한 구절산은 해발 559m 높이의 산으로, 산길이 아홉 번 꺾인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다. 특히 장마철이나 비가 내린 직후 방문하면 평소엔 볼 수 없는 폭포 비경이 펼쳐진다.
구절산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구절폭포’다. 이 폭포는 ‘용두폭포’, ‘사두암폭포’로도 불리며, 높이 약 10m의 낙차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특징이다. 평소에는 마른 계곡이지만 강우 후에는 제주 엉또폭포를 연상시키는 장관을 연출한다.
폭포는 구절산 폭포암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백호굴, 흔들바위, 폭포암 등 다양한 명소가 밀집해 산행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흔들바위는 인원수에 관계없이 동일한 진동폭으로 흔들리는 특이한 바위로, ‘소원바위’라는 별칭처럼 소원을 빌러 찾는 이들이 많다.
구절산 일대는 과거 승군이 화살을 만들던 장소였던 사두사의 터로도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의 승군이 머물렀던 유서 깊은 장소이며, 1978년 현각스님이 폭포암을 창건하며 지금의 기도처로 자리잡았다. 무더운 여름철,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좋은 도량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부터는 새로운 명소가 하나 더 생겼다. 구절산 제3폭포 위에 길이 35m, 폭 1.5m, 높이 50m 규모의 출렁다리가 조성됐다.
이 다리는 구절폭포와 폭포암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구조로, 아래 펼쳐진 단애와 폭포, 암자의 풍경이 조화를 이룬다. 바다와 들판까지 조망 가능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이 지역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 살던 용이 수행 끝에 하늘로 승천하려다 마을 여인의 목욕 장면을 보고 하늘의 노여움을 사 꼬리가 잘렸고, 그 꼬리가 지금의 흔들바위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이야기는 여행에 흥미를 더한다.
폭포암 주차장에서 구절폭포까지는 도보로 약 300m 거리이며, 주차는 무료로 제공된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산행 난이도도 낮아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비 온 뒤에는 진한 물안개와 함께 드라마틱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사진작가들의 발길도 잦다. 여름철, 비 내린 직후의 구절산은 다른 계절과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자연과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트레킹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한여름 더위를 잊고 싶다면, 비 온 다음 날 구절산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자연과 전설이 어우러진 특별한 하루를 만나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