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천 여행지
푸른 낙동강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서원이 펼쳐진다. 안동 병산서원은 7월이면 배롱나무가 붉게 만개해, 계절과 역사가 어우러진 풍경을 선사한다. 오래된 담장과 기와지붕 아래로 흐드러진 꽃들은 마치 정지된 시간 속으로 이끈다.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위치한 병산서원은 고려시대 풍악서당에서 유래한 유서 깊은 서원이다. 조선 중기인 1575년, 서애 류성룡 선생의 조언에 따라 현재의 병산으로 이전해 지금의 모습이 완성됐다.
1614년에는 존덕사가 건립되어 서애의 위패가 봉안됐고, 이후 그의 셋째 아들 류진의 위패도 함께 모셔졌다.
병산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로, 1978년 사적 제260호로 지정됐다. 서원 내에는 1,000여 종, 3,000권이 넘는 고서가 보존돼 있으며, 한국 유학 교육의 중심지로서 역사적 가치도 높다.
무엇보다 여름철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바로 배롱나무다.
병산서원의 배롱나무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해 한 달 이상 붉은빛을 뽐낸다.
기와지붕 아래, 서원의 돌담을 따라 흐르듯 피어난 배롱꽃은 정적인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이른 아침, 이슬 맺힌 배롱꽃과 조용한 고택이 어우러지는 순간은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담장을 타고 흐르는 붉은 꽃잎과 유려한 곡선의 목조건축물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병산서원의 또 다른 장점은 개방성이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 여행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편히 찾는다. 서원 앞에는 넉넉한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접근성 면에서도 뛰어나다.
자연과 전통, 역사와 계절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병산서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문화적 공간이다. 특히 배롱나무가 절정을 이루는 7월에는 붉게 물든 서원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붉은 꽃이 한창인 지금, 조용한 여름 풍경을 만끽하고 싶다면 병산서원이 그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번잡한 여름을 벗어나 한적한 산책을 원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없다.
안동 병산서원의 배롱나무는 해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피어난다. 그리고 매번 그 모습은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7월, 꽃잎 흩날리는 서원에서 여름의 정취와 역사의 무게를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