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시락 - 1
도시락...
내가 이 도시락 싸기를 미국에서 20년 넘게 하고 있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아침을 안 먹고 출근하는 남편이, 밀리는 출근길에 운전하며 차에서 먹을 아침 먹거리와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야 했고,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각자 스낵과 점심을 준비해야 하니 그때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도시락을 싸야 했다.
미국의 공립학교 급식은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하지만 그 수준은 전 세계에서 알아줄 정도로 정말 형편없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계속 도시락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음식 아이디어의 밑천도 바닥나고, 바쁜 아침 시간에 도시락 3~4개와 아이들 먹을 아침을 준비하다 보니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그 예쁘고 깜찍한 모양의 도시락은 감히 엄두도 못 내고 그저 점심 먹을 때까지 음식 맛이 많이 변하지 않기를, 너무 식어서 맛이 없어지지 말기를 바라며 도시락을 만들었다.
그렇게 도시락을 준비하며 보냈던 그 몇 년간의 기록들과 그 시간들이 만들어 주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정리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