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e & Sensibility
영국의 레전드 작가 제인 오스틴이 1811년 발표한 첫 소설로 성격이 다른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보통은 영어 발음 그대로 ‘센스 앤 센서빌리티’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과거엔 ‘이성과 감성’으로 번역되기도 했다.
sense는 이성, sensibility는 감성으로, 같은 듯 다른 두 단어의 번역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MBTI의 S는 sense인지, sensibility인지가 궁금해졌다. MBTI의 S는 ‘Sensing’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보에 집중하는 경향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과거의 경험과 실제의 관찰에 더 집중하는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MBTI에서 S의 반대편에 있는 N이 sensibility라는 말인가?
N은 Intuition의 두 번째 글자에서 따온 것으로, I가 여러 개이니 고육지책으로 만든 듯하다. (어쩌면 자석의 S극에 반대되는 극이 N극이라 N이 선택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상과 달리 Sensing의 반대는 seNsibility의 N이 아니었던 것이다. MBTI는 과거와 경험을 중시하는 S의 대척점에 미래와 가능성을 중시하는 N을 가져다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MBTI에서 sensibility는 어디로 간 것일까… 바로 다음 항목인 Feeling이 오히려 sensibility에 딱 들어맞는 항목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이성과 감성’이라는 말에 더 적합한 항목은 Thinking의 T와 Feeling의 F로 대표되는 MBTI의 세 번째 항목인 듯하다.
MBTI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방식(in-put)과, 받아들인 자극에서 어떤 판단과 결정을 내리느냐(out-put)의 항목을 나누어 두다 보니 받아들임과 나타냄이 복합적으로 얽힌 소설 속 주인공을 하나의 지표로 표현하긴 어려울 것 같기는 하다.
혹자는 이런 이유로, 소설의 제목을 ‘이성과 감성’보단, ‘현명함과 감수성’으로 번역하는 것이 조금 더 적절한 의미라 말하기도 하지만, 이래서야 책이 팔릴리 만무하다.
두서없는 소설 이야기와 MBTI이야기의 끝은 공학과 예술의 차이로 맺어보고자 한다.
공학은 과거의 경험과 법칙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MBTI로 치자면 그야말로 “S”라 할 수 있다. 실제의 공학에서도 수많은 sensor들이 공학을 더욱 세밀하고 고도로 발전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예측가능성과 명확함이 공학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예술은 예측 가능해서는 재미가 없다. 예술의 매력은 예상한 것 이상의 의외성에 있다. 첨단 공학으로 완벽하게 조율된 음반 속 노래보다 긴장감, 숨결, 관객과의 호흡이 담긴 라이브에 더 큰 감동을 받는 것이 예술인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예술을 S의 반대, 직감적인 N에 넣을 수 있겠지만 역시나 그렇게 예상대로만 흘러간다면 예술의 재미는 반감될 것만 같다. 때로는 Feeling으로, 때로는 과거로부터, 냉철한 판단으로 이루어지는 예술이 큰 감동을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물론! 공학이라고 뒤질 수 없다. 철저히 Thinking 된 곡선으로 아름다운 Feeling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공학의 힘이기 때문이다.